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하며 시 주석의 격노 이유 중 하나로 CK허치슨이 매각 전에 미리 베이징의 승인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중국 지도부가 당초 파나마 항구 문제를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협상카드로 이용하려 했지만 매각 추진 발표로 이런 구상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반독점 기구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 등을 통해 CK허치슨의 해외 항만 사업 매각 거래에 보안 위반이나 반독점법 위반 등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중국 당국은 지난주 관영매체 홍콩 대공보의 논평을 통해 “국가 이익과 민족의 대의를 경시하는 일이며 전체 중국인을 배신하고 팔아넘긴 것”이라는 등의 강한 표현으로 이번 매각 추진을 비난하기도 했다.
파나마운하는 1914년에 완공된 이래 미국이 관리하다가 1999년에 파나마에 관리권을 넘겼으며, 파나마 정부는 운하 양 끝에 있는 항구 2개의 운영권을 1990년대에 경쟁입찰을 거쳐 홍콩에 본사를 둔 ‘허치슨 왐포아’에 맡겼다. 허치슨 왐포아는 2015년 청쿵 그룹과 합병해 현재의 CK허치슨홀딩스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CK허치슨은 지난 4일 파나마운하 항구 운영사 지분 90%를 포함해 중국·홍콩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사업 부문 지분 등 기타 자산을 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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