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서울 종로구 KT 빌딩의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20.07.05.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KT 주가가 15년 만에 5만원을 넘겼다.
5만원을 넘긴 것은 2010년 1월27일(5만600원)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4세대 이동통신(4G) 'LTE(롱텀에볼루션)'가 상용화 됐던 때로 이동통신 서비스가 '황금알' 사업으로 전성기를 맞았던 시절이다. 이후 통신 시장 성장 포화 국면에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이 쏟아지면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주가도 심한 부침을 겪어왔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전일보다 2.42% 오른 5만700원에 장 마감했다. 이날 오후 한 때에는 5만900원까지 올랐다.
이를 통해 KT 시가총액 순위는 34위까지 올랐다.
김영섭 대표, AX에 총력…MS 손잡고 체질개선
KT 주가는 지난 2023년 8월 말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꾸준한 상승 곡선을 이어왔다. 8월 31일 기준 KT 종가는 3만3000원었다. 이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약 1년 반년여 기간 동안 54.2%나 올랐다.
이처럼 KT 주가가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데에는 김 대표가 추진해 온 AICT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김 대표는 본업인 통신 사업에 안주했다가는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며 AI 사업 확대전략을 고수해왔다. 특히 해외를 오가며 빅테크들과의 연합전선을 형성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동맹이 대표적이다. KT는 지난해 6월 MS와 AI·클라우드 사업 협력을 발표했다. 현재 한국적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을 추진 중이며, 올 2분기에는 시큐어퍼블릭클라우드(SPC)도 출시한다.
이달 중에는 MS와 300여 명 규모의 ‘AX 딜리버리 전문센터’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100명은 MS에서, 나머지는 KT가 채울 예정이다. MS와 260억원 규모의 전략 펀드도 이달부터 운영한다. 양사가 절반씩 분담하는 방식으로 KT는 130억원을 투자하고 MS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로 현물 출자한다.
최근에는 '국방 AI'로 유명한 미국 AI 플랫폼 기업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와도 손을 잡았다. 업계에선 "KT가 통신을 넘어 국내 AX 시장에서 삼성SDS나 LG CNS와 경쟁을 펼칠 정도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조직 슬림화 및 주주친화 정책 긍정적
인력 구조 재편과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실행 것도 KT 기업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KT의 기존 인력구조는 50대 이상의 고연차 직원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희망퇴직과 자회사 설립을 통해 4400여 명의 현장 인력을 슬림화했다. 이를 통해 KT는 전문인력을 새롭게 수혈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했다.
KT는 지난해 11월 중장기 재무 목표와 달성 방안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2028년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Return On Equity) 9~10%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특히 KT는 밸류업 프로그램 달성방안 중 하나로 올해부터 2028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시행할 계획이다. 따라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자사주 매입 소각이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시작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시행했다. KT는 2023년 10월에 발표한 중기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회계연도 기준 2023년부터 3년 동안 별도 재무제표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재원으로 연간 최소 1960원의 현금배당을 보장한다.
KT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통신 3사 중 가장 적극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통신사 중 가장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계획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으로 AI 성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KT의 저수익사업 합리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작년부터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작년 한해 외국인 투자자는 KT 주식을 5426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이는 코스피 전체 종목 중 상위 15위이다.
지난해 11월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 보유한도인 49%에 도달한 이후, 현재까지 한도 도달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보유지분 한도도달은 2019년 이후 처음이며, SK텔레콤(42%), LG유플러스(35%) 등 경쟁사의 외국인 지분율 보다 높은 수치다.
'우상향' 이어질까
올해도 KT 기업가치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감은 높다. 유무선 사업에서의 안정적인 흐름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이 본격화되며 성장동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나증권은 KT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며, 12개월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제시하며 통신서비스 업종 톱픽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미래에셋증권은 인건비 감소, 일회석 이익 반영, 비용 효율화 효과 기대감 등으로 목표주가를 6만원으로 9% 상향 조정했다. 대신증권 역시 인력 재배치를 통한 인건비 감소 효과, 광진구 부동산 프로젝트 매출 등으로 좋은 실적이 기대되며 목표주가를 6만7000원으로 유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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