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송파구 삼성SDS타워에서 열린 삼성SDS의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와의 대화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삼성SDS 제공 |
“기업은 이윤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도 수행해야 한다. 주주들은 배당소득 이상의 주가 차익을 원한다. 자사주 매입을 시행해 주가 부양의 의지를 보여달라.”
19일 서울 송파구 삼성SDS타워에서 열린 삼성SDS의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은 경영진을 향해 주가 부양을 위한 이사회 임원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삼성SDS는 이날 주총에서 이준희 사장, 이호준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 4건의 의안을 승인했다. 또 삼성SDS는 올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 성장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데이터센터를 준비하고 금융 및 공공업종 중심으로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주총은 전임 황성우 사장에서 신임 이준희 사장 체제로의 전환을 공식화하는 자리인 만큼, 향후 회사의 사업 방향과 주가 부양책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재무제표 승인과 이준희 사장 및 이호준 클라우드사업부장의 사내이사 선임, 정관 변경,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등의 안건은 주주들의 반대 의견 없이 의결됐다.
그러나 주총장을 직접 찾은 소액주주들의 한탄이 이어졌다. 한 주주는 “삼성SDS는 지난해 실적이 2014년 상장 당시보다 2배 이상 성장했지만, 주가는 공모가 19만원과 최고가 40만원에 비해 최근 최저가인 11만8500원까지 하락했다”며 “삼성SDS에 투자한 주주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는 매우 참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4년 전 황성우 전 사장이 지금 이 자리에서 주가 하락에 대해 주주에게 사과했는데 그때보다 더 떨어졌다”며 “이준희 신임 사장이 생각하는 주가 하락의 원인과 대책을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황성우 전 사장은 “저도 공모가 비슷한 가격에 산 삼성SDS 주식을 아직 갖고 있는 주주로서 고통을 같이 느끼고 있다”며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교훈으로 새겨 열심히 하도록 저도 뒤에서 보좌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사장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주주는 “지난해 말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1월까지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행한다고 약속했고, 저희 소액주주모임에서도 자사주 매수와 배당금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으나 현재까지 실행되지 않은 채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며 “현금성 자산을 6조원이나 보유한 상황에서 주주 환원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말해달라”고 지적했다.
19일 서울 송파구 삼성SDS타워에서 열린 삼성SDS의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황성우 전 사장이 안건을 승인하고 있다./삼성SDS 제공 |
안정태 삼성SD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사주 매입이 필요할 수 있지만 우선 회사가 파이를 크게 만들어 주주들에도 돌아가고 회사 성장도 담보할 수 있는 투자자본의 활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준비 중인 구미 AI 데이터센터에 엄청난 돈이 소요될 계획인데 그런 부분에 투자해 경영 성과를 확보함으로써 주가가 오르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주는 “이준희 사장은 지난해 삼성SDS 주식 1000주를 매입하셨다. 추가로 500주 매입할 의향이 있는지 여쭙고 싶다”며 “이사회 등기임원들도 단 100주, 아니 최소 10주라도 매입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주가 의지를 보여주면 안 CFO 말처럼 주주들도 회사 성장을 기다리며 장기투자를 할 것”이라며 “현재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으니 회사가 먼저 의지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 국가 AI컴퓨팅센터 수주 노력… 이준희 “여러 가지 옵션 검토”
삼성SDS는 이날 주총에서 향후 중점 사업에 대해 발표했다. 삼성SDS는 올해 생성형 AI 기반 클라우드 사업을 더욱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데이터센터를 준비하고, 공공 및 금융 업종 등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전환·운영 사업을 확대한다. 특히 삼성SDS는 정부 주도의 국가AI컴퓨팅센터 수주를 따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준희 사장은 “여러 가지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가에서 하려고 하는 사업이 대구 센터, 행안부(행정안전부), 복지부(보건복지부) 등 여러 가지 안건들이 있어서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안정태 삼성SDS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올해 공공사업에 많은 관심이 있고,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AI데이터센터 관련해서도 실제 위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성우 전임 사장이 클라우드 사업 강화에 집중해 3년 간 기술을 개발해 왔고, 구미 AI 데이터센터를 고민하고 있다”며 “사업이 확정되면 AI데이터센터에 많은 투자를 해서 경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민관 합작 투자를 통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약 2조원을 투입해 1엑사플롭스(EF) 이상의 성능을 내는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2027년까지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본 사업은 국내 AI 반도체 산업 및 AI 연구·개발, AI 서비스 등 AI 컴퓨팅 생태계 성장 기반 마련을 목표로 추진된다. 사업 참여 대상은 국내·외 클라우드, 통신, AI 기업 컨소시엄이다.
삼성SDS는 이미 국내외에서 첨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삼성SDS는 수원, 상암, 춘천, 동탄 등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고, 구미센터 및 8개 통신거점 데이터센터를 임차해 운영하고 있다. 작년 10월부터는 정부 데이터센터인 대구센터에 입주해 고보안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시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