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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무이자" 이것마저 사라질라…'수수료 전쟁' 전운, 고객은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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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애플페이 2막, '꽂는 대한민국' 이젠 사라질까 (下)

[편집자주] 아이폰의 '애플페이' 서비스가 국내 추가 도입을 앞뒀다. 2023년 현대카드가 처음 들여온 이후 2년 만이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앞세워 비접촉 카드 결제의 물꼬를 텄다. 이번에야말로 '대는' 방식의 글로벌 표준 카드 결제가 한국에서 보편화될지 주목된다. 하지만 애플페이 확산에 따른 수수료 갈등과 이에 따른 소비자 부담 확대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애플페이가 불피운 '수수료 전쟁' 전운…고객 혜택 축소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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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vs 삼성페이/그래픽=이지혜


애플페이 확산을 두고 일각에선 소비자 혜택 축소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휴대폰 제조사와 카드사 간 수수료 갈등의 불씨가 남아서다. 삼성페이의 수수료 부과 가능성을 두고 카드사 부담 증가와 국내외 정책 역차별 등 여러 논쟁이 오간다. 애플페이는 0.15% 수수료 외에도 결제 건당 약 30원 비용이 해외 브랜드사로 유출된다는 지적을 받는다. 서로가 돈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지만 정작 카드 고객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는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페이를 도입한 카드사에 앞으로 삼성페이 서비스의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카드사가 삼성페이 서비스 협약을 재계약하는 오는 8월 이전에 수수료 부과 방침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 측은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애플페이만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가는 건 형평성에 안 맞는다는 입장이다. 삼성페이는 도입 초기 서비스 확대 필요성과 카드사와의 상생 차원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이제는 애플페이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수수료 정책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 삼성페이는 전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으로 일부 지역에선 수수료를 받지만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선 무료로 제공 중이다. 반면 애플은 2014년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일관되게 전 세계에서 유료화 정책을 고수 중이다.

현대카드가 내는 애플페이 수수료가 공개된 적은 없지만 업계서는 결제 건당 0.15%로 추정한다. 이에 중국에서 받아 가는 수수료로 알려진 0.03%보다 5배나 많다며 비판받기도 했다.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면 카드사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카드사가 부담하게 될 수수료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적게는 100억원대에서 많게는 수백억원대까지 다양한 추정이 나온다.

게다가 애플페이는 애플이 받는 수수료 외에 추가 비용이 더 든다. 카드로 온라인·모바일 결제를 하면 카드번호 등을 대신하는 '토큰'이 필요하다. 애플페이는 이 토큰을 비자·마스터카드 등 해외 결제 브랜드사에서 받아온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건당 2센트(약 30원) 비용은 카드사가 부담한다. 2023년 기준 애플페이 1건당 평균 결제 금액은 1만3343원인데 건당 부과되는 30원은 0.23% 수준이다. 결제 수수료인 0.15%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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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카드사 부담 증가는 소비자 혜택 축소로 귀결될 수 있다. 이미 지속적인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쳤다. 혜택이 좋은 알짜 카드들은 단종됐으며 6개월 무이자 할부는 자취를 감췄다.

금융당국은 애플페이 확대가 시장에 가져올 영향력을 분석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칙적으론 카드사가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2023년 애플페이 첫 도입 당시에도 약관에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수수료 전가' 여부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도 삼성페이 수수료 수익을 소비자 이익으로 환원하는 걸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애플·삼성페이가 부과하는 수수료 부담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애플페이 수수료가 미칠 영향은 조금씩 분석했다"며 "현재 시점에선 굉장히 제한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삼성페이가 모두 수수료를 받아 가도 카드사가 그 비용을 감당 못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삼성페이나 애플페이 둘 중에 한 곳에서 아예 서비스를 중지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등 여러 가지로 계산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페이 도입 확대"...삼페 찾아 떠난 '아이폰 팬'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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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


현대카드에 이어 KB국민카드, 신한카드까지 '애플페이' 도입이 임박해지면서 아이폰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지금 당장의 파급력은 미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제휴카드가 확대되고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 단말 보급 문제가 해결되면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준까지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39%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포인트 증가했으며 역대 최대 점유율이다. 물론 60%의 점유율을 기록한 삼성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점유율이 이 정도로 좁혀진 것은 처음이다. '아이폰16'의 성공적인 출시와 함께 2023년 3월 국내 진출한 애플페이 효과가 이제서야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페이는 그간 제휴 카드가 현대카드밖에 없어 대중화에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중 애플페이 결제 방식인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 규격의 NFC 단말 보급률도 10%에 그쳐 시장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의 가세로 중소형 가맹점까지 NFC 단말 교체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애플페이 시장 지배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본다.

실제 과거 삼성페이의 편의성 때문에 아이폰 사용자가 갤럭시폰으로 갈아탄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애플페이 도입이 확대되면 다시 아이폰으로 복귀하는 이용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결제 편의성이 높은 삼성페이 때문에 갤럭시폰으로 이동한 아이폰 사용자가 꽤 많은 것으로 안다"며 "애플페이가 한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다시 아이폰으로 돌아가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고 삼성도 이 부분을 가장 우려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금 당장 시장판도 변화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미 보편화된 결제수단이 있는 상황에서 애플페이 도입이 스마트폰을 바꾸기 위한 큰 동기부여가 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보고서에서 "2016년 애플페이를 도입한 중국과 일본의 경우 애플페이 사용률은 예상보다 저조했다"며 "중국, 일본 현지 페이업체의 편의성과 수수료 없는 결제구조 때문에 경쟁에 밀렸다"고 했다.

삼성전자 역시 동일한 상황을 경험했다. 삼성은 2015년 한국과 함께 미국에 삼성페이를 출시할 당시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결제 방식을 내세워 '애플페이로는 결제할 수 없는 매장에서 삼성페이로는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삼성페이는 지금까지도 애플페이, 스타벅스에 이어 점유율 3위에 머물러 있다. 스마트폰 점유율도 18%(지난해 4분기 기준) 정도다. MST 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미국에서도 통할 것이란 예상과는 전혀 다른 시나리오였다.

일각에선 애플페이가 대중화되려면 최소 80% 이상 가맹점에 NFC 단말이 설치돼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단말기를 선뜻 교체하기엔 카드사와 자영업자 입장에선 부담이다. 삼성전자도 삼성페이 개발 과정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NFC 패드 도입을 고려했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결국 무산됐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NFC 결제 방식은 이미 한국에서 15년 전부터 극복하려 했지만 한계에 부딪혀왔다"며 "애플페이가 지금의 삼성페이처럼 사용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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