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개 의과대학 총장들이 19일 긴급회의를 열고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계를 반려하는 쪽으로 합의를 할 예정이다. 의대생 복귀 마지노선인 3월 말이 다가오는 가운데 국립 의대는 물론 수도권 주요 의대들까지 정부가 내세운 ‘무관용 원칙’에 동참하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이전 수준으로 동결하는 대신 전제 조건으로 이달 말까지 학생들의 수업 복귀를 내건 바 있다.
1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19일 오전 10시 영상 회의를 열고 의대생 복귀와 관련한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각 대학 총장과 의대 학장은 물론 교육부 관계자도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이날 공문을 통해 “형식적으로는 개인 사유에 의한 휴학 신청이나 실질적으로는 집단적인 대규모 휴학 신청에 대해서는 승인하지 않도록 조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의대는 의대생의 대규모 집단 휴학과 이후 복학에 따른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책임이 있으므로 대학의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휴학 승인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북대는 이날 학칙에서 인정하지 않는 사유로 휴학계를 낸 654명의 휴학계를 모두 반려했다. 지방 거점 국립대 총장들도 대부분 이같은 방향으로 의견을 통일한 상황이다. 다만 일부 사립대 총장들은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학계가 반려된 상태에서 등록하지 않으면 의대생들의 ‘줄제적’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가 있는 대학 총장들이 의대생들이 낸 추가 휴학계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의대생 동맹 휴학 사태가 마무리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립대 총장들은 물론 대다수 대학 총장들이 휴학계를 반려하기로 입장을 정한 상황이다. 여기에 교육부까지 나서 40개 의대에 ‘집단 휴학 불가’ 공문을 재차 전달한 만큼 19일 예정된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긴급 회의에서 반대 의사를 밝혔던 총장들도 찬성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대학과 교육 당국이 의대 교육 파행을 막기 위해 무관용 원칙을 정해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의대생들이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교육계 관계자는 “국립대 총장들이 의대생들이 제출한 휴학계를 19일까지 모두 반려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 일부 대학 총장들도 국립대 총장들과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의 한 사립대 역시 휴학심의위원회를 통해 의대생의 휴학계를 반려하기로 결정하는 등 의대들이 휴학계 반려 움직임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다만 40개 의대 총장들 중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총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협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최소한 지방거점국립대 의대는 (휴학계 반려와 관련해) 합의점에 도달했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40개 의대가 모두 동참하는지는 19일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21일 연세대·고려대를 시작으로 의대 등록 마감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대학 총장들이 ‘동맹 휴학 수용 불가’라는 원칙으로 의대생들의 복귀를 최대한 압박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40개 의대가 휴학계 반려 입장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이에 교육부는 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명의로 40개 의대에 ‘집단 휴학은 불가하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교육부는 공문을 통해 “형식적으로는 개인 사유에 의한 휴학 신청이나 실질적으로는 집단적인 대규모 휴학 신청에 대해서는 승인하지 않도록 조치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교육부는 “의대는 의대생의 대규모 집단 휴학과 이후 복학에 따른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책임이 있으므로 대학의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휴학 승인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해당 문장에 밑줄까지 그었다. 휴학 승인 시 제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아직 대규모 복학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라 강경 대응이 효과를 거둘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전날 서울의대 교수 4명이 복귀를 거부하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직격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갑론을박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성명에 참여한 강희경 교수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2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대형병원 교수는 “교수님들께서 해야 할 말을 하셨다. 모든 사람들이 뜻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저도 동감하고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반면 의사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서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라고 밝힌 이용자는 “우리 세대가 의료계에 메인스트림(주류)이 될 날은 결국 올 것”이라며 “그때까지 버텨서 복귀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숙청하자”고 썼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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