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프리미어리그(PL) 5위로 시즌을 마칠 희망이 사라졌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17일(한국시간) 슈퍼컴퓨터가 계산한 각 팀당 5위 내 진입 확률을 업데이트했다. PL 29라운드 결과에 따라 일부 변동이 생겼다. 특히 노팅엄 포레스트가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3위 자리를 굳게 지키면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더욱 가까워졌다.
리그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과 아스날이 이미 최소 5위를 확정했다. 나머지 3자리를 두고 노팅엄과 맨시티, 뉴캐슬, 첼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워낙 점수 간격이 촘촘한 만큼 9위 아스톤 빌라(7.7%)와 10위 본머스(5.3%), 8위 풀럼(1.7%)도 5위 진입 희망이 조금이나마 남아있다.
심지어 13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산술적으로 5위 가능성이 있다. 옵타는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강조하자면 맨유도 10000번의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중 최소 한 번은 5위를 차지했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이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이른바 'PL 빅(BIG) 6' 중에서 맨유와 토트넘만 낙오된 셈.
다만 토트넘의 이름은 없었다. 토트넘은 28라운드까지만 해도 맨유와 마찬가지로 0.001%의 확률로 5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 결과가 나왔지만, 직전 경기에서 풀럼에 0-2로 완패하면서 이마저도 잃고 말았다.
올 시즌 토트넘의 PL 성적은 말 그대로 최악이다. 토트넘은 최근 리그 3경기에서 1무 2패를 거두며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순위는 승점34(10승4무15패)로 14위. 여기서 더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웨스트햄, 에버튼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겨우 앞서고 있기 때문.
토트넘 역사를 봐도 손에 꼽히는 부진이다. 토트넘은 현재 리그 29경기에서 15패를 기록했다. 이는 2008-2009시즌 이후 최다 리그 패배. 여기서 더 미끄러진다면 1993-1994시즌 세웠던 역대 최저 순위(15위)를 갈아치울 수도 있다.
'토트넘 뉴스'는 "토트넘 팬이라면 앞으로 9경기나 더 남아있다는 사실이 정말 무서울 것이다. 최근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토트넘은 앞으로 첼시, 리버풀, 노팅엄, 아스톤 빌라와 만나며 순위가 더 높은 브라이튼,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도 남았다. 팬들은 이를 두려워 할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토트넘의 마지막 희망은 UEFA 유로파리그(UEL)다. 리그 농사는 이미 망한 지 오래이고, 리그컵(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도 모두 탈락했기 때문. UEL 우승이 사실상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현재 토트넘은 우여곡절 끝에 UEL 8강에 올라 있다. 16강에서 AZ 알크마르를 상대로 1차전 0-1 패배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안방에서 열린 2차전을 3-1 승리로 장식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우승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게다가 8강 상대도 '분데스리가 4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다.
토트넘 출신 제이미 오하라는 "토트넘의 경기력은 또다시 정말 형편없었다. 올 시즌 내내 일관성이 없다"라며 "프랑크푸르트는 뛰어난 팀이다. UEL에서 탈락하면 포스테코글루와 작별인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토트넘이 프랑크푸르트를 넘지 못하고 탈락한다면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경질될 수 있다. 팬들은 이미 '포스테코글루 OUT'을 외친 지 오래다.
토트넘 뉴스는 "다니엘 레비 회장은 지금 포스테코글루를 확실히 경질할 것이다. 그는 리그 3경기째 승리하지 못하면서 더 이상 북런던 거물 클럽을 지휘하기 어렵다"라며 지금 당장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토트넘 구단도 포스테코글루 감독 후임을 물색 중이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과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이 물망에 올랐다. 매체는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를 해고하면 이라올라와 실바가 유력한 후보다. 포스테코글루에 대한 경질 압박이 커지면서 토트넘이 변화를 선택해야 할 경우 대안이 등장했다"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도 UEL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생명줄이 걸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매체는 "UEL은 포스테코글루의 감독직 전망에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의 시즌을 구원할 수도 있다. 트로피와 UCL 진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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