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인턴 직원이 쇳물 찌꺼기를 담는 용기에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가장 위험한 작업 현장에 경험이 거의 없는 인턴이 배치된 건데, 노조는 사측의 안전대책이 미흡했다고 지적합니다.
배승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현대제철 포항1공장 전기로 아래 하얀 국화꽃이 놓였습니다.
나흘 전 이곳에서 숨진 29살 직원을 추모하는 겁니다.
이 직원은 입사한 지 1년 6개월 된 계약직 인턴이었습니다.
[동료 직원 : 2공장에서 1공장으로 온 지 한 달 반 정도 됐습니다. 인사성이 밝고 웃으면서 일하던 착한 친구였습니다.]
전기로에선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듭니다.
1400℃까지 온도가 치솟습니다.
1공장으로 온 지 한 달 된 인턴 직원이 이곳에 배치됐습니다.
10m 높이 작업대에서 고철을 녹인 원통형 용기에 붙은 쇳물 찌꺼기를 떼어 냈습니다.
전기로에선 안전 고리를 걸 수 없는 위험천만한 작업 환경입니다.
결국 한 순간 균형을 잃고 용기에 떨어졌습니다.
소화기 4통을 쓴 끝에 몸에 붙은 불을 껐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김병조/전국금속노조 부위원장 :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일이죠. 보통 쇳물 취급작업이나 위험한 작업장에는 숙련된 노동자들이 들어가야 위기대응 능력이 조금 더…]
사측이 작성한 위험성 평가도 논란입니다.
해당 작업은 위험성이 높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개선 대책은 빈칸으로 남아 있습니다.
[김병조/전국금속노조 부위원장 : 사측이 대책 마련이 어렵다. 어떤 문서화하지 못했던 거 아니냐? 회사도 위험을 방치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
현대제철에선 2010년 이후 노동자 5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5명이 숨졌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현장 감식을 끝낸 경찰은 인턴 직원이 배치된 경위와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김영철 / 영상편집 오원석]
배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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