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 국장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응급환자 이송 체계 개선 촉구’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회견에 앞서 “지난해 응급실 뺑뺑이 이슈 이후 잘못된 전달을 방지하기 위해 노조 조끼를 꼭 입고 참여하라고 지시를 받았는데, 왜곡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노동조합 조끼를 벗었다. 그는 “지금 이 조끼를 벗고 구급대원의 입장으로 이 자리에 서겠다”며 회견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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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국장은 “최근 응급실 과부하로 인해 발생하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그 결과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 119구급대의 의료기관 수용 거부는 여전하고 이곳저곳 병원을 찾기 위해 전전하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이러한 현실은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고 있고, 응급환자의 치료 지연에 대한 책임이 구급대에 전가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구급대원들은 많이 지쳐 있고 환자를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큰 자괴감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제는 몸도 마음도 상처만 쌓여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구급대원들이 환자의 상태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구체적으로 그는 “병원 전 단계 의료시스템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과대평가해야 하며 이를 위한 개선책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가장 우려되는 점은 국가 재난을 담당하는 119 구급대의 현실적인 정책이나 법 개정 과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우석 기자 d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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