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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한대에 1천만원?”…‘이 제품’ 한번 쓰면 못 빠져나간다는데 [중소기업으로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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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웍스 관계자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비버웍스 사옥에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모습. [이가람 기자]


직원과 대화하는 대신 화면을 보고 버튼을 눌러 주문하는 키오스크 이용이 늘고 있다. 말 한 마디 없이 음식을 주문하고 수령하는 것이 낯선 풍경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용법이 복잡하고 비장애인에게 맞춰진 탓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지난달부터 배리어프리(Barrier-free) 키오스크 설치가 의무화됐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란 음성·점자·수어 안내와 패널 높이·글자 크기 조정 및 결제 지원을 통해 장애인과 고령자가 원활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기다.

바닥면적 50㎡ 이상·100인 미만 사업장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들여놔야 한다. 이를 어기면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아직 이 사실을 모르는 소상공인이 상당하다. 어떤 제품을 어떻게 설치해야 하는지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스마트통합솔루션기업 비버웍스를 통해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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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비버웍스 대표이사. [사진 = 비버웍스]


18일 김종윤 비버웍스 대표이사는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을 담은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은 지난 2023년 1월에 발효됐다”며 “사실상 유예기간을 3년이나 준 것인데 논란이 확산 중인 것은 정책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키오스크업계에서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오랜 시간 준비해 왔다. 비버웍스도 버튼을 누를 때 가해지는 압력, 페이지가 움직이는 속도, 사회약자가 주문을 끝낼 수 있는 높이, 이어폰 단자 마련 여부, 키오스크 앞을 떠나더라도 일정 거리 내에서 스마트폰으로 주문할 수 있는 편의성 확보 등 정부의 디테일한 규제에 대응했다. 그 결과 현재 LG전자와 비버웍스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만 정부 인증을 획득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스마트상점에 입점한 상태다.

비버웍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해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비버웍스는 제일 먼저 전사적자원관리프로그램(ERP) 역할인 비버백엔드(Back-end)를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비버포스와 비버키오스크,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과 연동돼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서버로 둔 채 통신한다.

대다수 매장이 포스기로 불리는 결제기기와 키오스크 제조사, 솔루션 제공사, 애프터서비스 센터가 다르다.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하거나 사후관리가 까다로울 공산이 크다. 실제로 기자도 얼마 전 음성이 나오지 않는 상태로 방치된 키오스크를 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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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비버웍스 유튜브 갈무리]


비버백엔드는 이 같은 다양한 이상 현상을 감지해내고 담당자에게 알려 준다. 그러면 담당자가 점주와 상의해 원격 또는 방문 수리를 결정한다. 설계부터 제조, 유통, 설치, 보수까지 비버웍스가 직접 진행하기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비버웍스는 이 시스템으로 제10회 코리아빅데이터어워드에서 솔루션부문 대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손호준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도 지난 6일 비버웍스 오피스를 방문해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구경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또 비버웍스의 솔루션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도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초개인화 추천이 있다. 햄버거에 감자튀김과 콜리를 곁들이는 기본 세트가 아니라 소비자가 지금까지 주문했던 내역을 분석해 세트를 자동 조합하는 식이다. 또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가 해외 지점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맞춤형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소비자 취향을 저격하는 광고를 받아 키오스크 화면에 띄워 수익을 창출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김 대표는 “과거 삼성전자에 제안해서 키오스크 만들고 시장에 내놓은 경험이 있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현상을 경험했다”며 “키오스크에서 어떤 상품을 추천하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의사결정이 바뀌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키오스크가 단순히 주문·결제 능력에 치중된 기기가 아니라 초개인화 영역에 뛰어들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디지털 경험에 익숙해진 소비자를 상대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가게를 경영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분석했다.

외식업계 디지털솔루션시장 규모는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최저임금 상승과 인력 채용의 어려움으로 키오스크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 2017년(6470원)부터 올해(1만30원)까지 55% 상승했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21%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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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람 기자]


특히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의 경우 장애인차별금지법뿐만 아니라 곧 지능정보화기본법, 노인복지법, 디지털포용법까지 적용된다. 결과적으로 언젠가는 모든 키오스크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로 바뀌게 된다는 의미이다.

비버웍스 제품 기준 일반적인 키오스크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의 가격 차이는 100만원가량이다. 대량 생산을 시작하게 되면 가격은 더 낮아질 공산이 크다. 비버웍스는 오는 하반기 안에 가격 차이를 50만원 안팎으로 좁힐 계획이다.

1000만원이 넘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도 판매 중이기는 하다. 관공서와 대기업에서 설치한 전적이 있다. 인공지능(AI)을 탑재했거나 모니터 자체가 이용자의 시야에 맞춰 이동하는 기종이다. 그러나 소상공인이 고도화 모델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는 게 비버웍스의 설명이다.

키오스크업계에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보조금 지원책을 꼽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지방자치단체들이 키오스크 교체 예산을 마련했다. 소상공인과 사회약자를 모두 보호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준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버웍스는 지난 2017년 설립된 오프라인 주문·결제 솔루션업체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연봉은 동종업계 평균 이상이다. 고객사에 통합된 솔루션 제안이 가능한 기술영업은 물론 설치·보수를 숙련자만 할 수 있기에 자연스럽게 급여 수준이 높아졌다.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신사역 역세권 오피스와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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