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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언한 서울대 의대 교수에···의사들은 악플 폭탄, 환자들은 감사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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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경 교수 "협상 거부 의료계 가장 큰 문제"
의료계 성명 참여 교수들에 무차별 인신공격
환자들 "참스승 면모에 희망 봤다" 지지 성명
한국일보

강희경(왼쪽) 서울대 의대 교수와 하은진 교수가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 융합관에서 열린 의료체계 개선 심포지엄에 참석해 발제를 듣고 있다. 강 교수, 하 교수와 오주환·한세원 교수는 전날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의대생 복귀를 가로막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작심 비판했다. 연합뉴스


강희경 서울대 의대 교수(소아청소년과)는 17일 동료 3명과 함께 성명서를 발표한 후 이를 본인의 페이스북에도 게재했다. “진짜 피해자는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이라며 1년 넘게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전공의·의대생들의 오만함을 직격 비판한 성명서( 본보 18일 자 12면)는 의사, 전공의, 의대생 등의 혐오와 욕설, 인신공격의 댓글로 아수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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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1714570002255)

“미쳐가는 중인지 아님 원래 제정신이 아니었는지 궁금하다”, “1905년 을사오적이 있었다면 2025년에는 당신들이 을사사적이군요”, “의료개혁인지 나발인지도 윤석열과 함께 순장될 운명인데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도 못하고 나대고 있네”, “어그로 성공하셨네”, “의협 회장 선거 꼴등은 다 이유가 있다. 이런 사람들이 동료? 선배? 스승? 웃기지 마세요.” 지난해 서울대 의대 주최 토론회에서 강 교수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과 서로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들이밀며 “항복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강 교수는 18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무차별 공격을 당할 각오를 했고, 공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 성명에 참여했습니다.”

질 낮은 공격에 상처 입기보다, 이번 성명에 담긴 의미를 다시 강조했다. “좀처럼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정부도 정부지만 지금은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 하지 않는 의료계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소수 강경파 때문에 대다수가 학교와 병원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한국일보

강희경 전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 융합관에서 열린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강 교수는 “그동안 전공의와 의대생을 지지하고 지원했지만 이제는 뜻을 같이하기 어렵다”며 “올바른 투쟁인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자성과 성찰을 거듭 호소했다. 강 교수는 “(의료계가) 다른 의견을 무조건 배척하는 탓에 사태가 더 악화되고 있다”며 “오랫동안 품고 있던 생각을 벼르고 벼르다가 꺼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의대생들이 필수의료 보상 강화 등 의료계 요구가 담긴 ‘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 같은 무리한 요구를 하는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강 교수는 “일례로 가치기반지불제도만 해도 환자 치료 성과에 따른 보상을 강화해 의료행위별 가격이 정해진 현 제도를 보완하자는 취지인데 일부에서는 환자 건강이 나빠지면 의사들이 손해 본다고 곡해하고 있다”며 “올바른 정보에 기반해 비판하는 것인지, 의료 정책을 제대로 들여다보기는 한 건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사실 강 교수를 비롯한 교수 4인도 얼마 전까지는 전공의·의대생을 적극 옹호했다. 그리고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비타협으로 일관하며 정부와 대화를 거부하는 동안, 의료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의료 제도 개선을 고민하고 합리적 해결책을 모색한 곳이 바로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였다. 강 교수는 성명을 낸 다음 날에도 시민단체들과 의료체계 개선 심포지엄을 가졌다.
한국일보

환자와 가족들이 한국중증질환연합회에 보낸 의료진 응원 메시지.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제공


환자들은 어렵게 용기를 낸 교수들을 지지하고 응원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환자를 버린 행위까지 감싸주는 의사 카르텔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렸다”며 “제자를 위한 참스승의 면모에 희망을 봤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의대 교수들이 내부에서 공격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환자들은 성명서에 첨부된 자필 메시지를 통해 “지금 그 자리에서 사랑으로 진료해 주셔서 감사하다” “어려워진 여건에도 끝까지 남아주시길 소망한다” “환자와 가족의 시간을 꼭 잡아 주셔서 감사하다” 등의 마음을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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