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오늘(18일)은 선고 날짜가 공개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빗나갔습니다.
민주당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이재명 대표 항소심 선고일(26일)보다 늦어지면 조기 대선 가도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겁니다.
민주당이 시간 싸움에 당력을 집중하는 이유가 뭘까요?
이재명 "신속히 파면 선고하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헌법재판소를 향해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는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이 대표는 "대통령 파면 신속 선고를 요구하며 단식을 8일째 이어가던 민형배 의원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안타까움부터 표했습니다.
이어 "헌재의 선고가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지연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잠들지 못하고 계시다" "헌재가 박성재 법무부 장관 탄핵 심판 변론까지 시작하면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늦추고 있는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하실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헌재 선고가 납득할만한 이유없이 지연되며 많은 국민들께서 잠들지 못하고 계십니다. 해외에서도 대한민국의 혼란상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고 성장률도 폭락하고 있습니다.
헌재가 박성재 장관 탄핵심판 변론까지 시작하며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늦추고 있는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하실지 의문입니다. '대통령 탄핵 최우선 심리'를 말하던 헌재가 다른 사건 심리까지 시작하며 선고를 지연하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 이재명 민주당 대표 SNS
박찬대 원내대표는 "탄핵심판 최종 변론이 끝난 지 오늘로 22일째"라며 "신속히 선고를 내려달라"고 말했습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숙고의 시간을 넘어 지연의 시간으로 가고 있다"고 헌법재판소를 압박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관들이 조속한 파면으로 국민 불안을 해소해달라"고 요구한 뒤 헌재 민원실에 청원서를 제출했습니다.
당 3선 의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내란 행위,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공천개입 의혹 등 '윤 대통령의 파면이 필요한 이유 100가지'를 열거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덕수 총리부터 선고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 이후에 선고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펴면서 상대적으로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선고 먼저? 이재명 선고 먼저?
민주당이 초조해진 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선고일(오는 26일)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으로서는 윤 대통령이 신속히 파면돼 이른 시점에 조기 대선이 시작돼야 선거에 유리합니다.
윤 대통령 파면 선고가 먼저 나오면 곧바로 대선 정국이 열리고, 이후에 설사 이 대표가 항소심에서 1심과 비슷한 결과가 나와도 '윤석열 검찰 정권'의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돌파할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반대로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이 대표가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받는다면 사법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면서 대선 가도에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탄핵심판 선고일이 미뤄질수록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위협적인 변수가 커지는 셈입니다.
국민의힘이 느긋한 것도 이런 점을 노린 겁니다. 최대한 늦게, 결론은 기각이나 각하가 나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윤 대통령이 파면돼도 이 대표의 2심 실형 직후부터 이를 부각하면 조기 대선 정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관 의견 불일치 때문에 지연?
'이번 주 금요일에 선고가 있을 것이고, 통상 선고 2~3일 전에 양측에 고지되기 때문에 오늘(18일) 선고 날짜가 공개될 것이다'
이런 관측이 많았지만, 오늘도 그냥 지나갔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파면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재명 대표 항소심 선고 이후로 탄핵심판 선고를 미루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그보다는 헌법재판관 의견 불일치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헌법재판관들 사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문형배 헌재 소장의 계획대로 되지 않는 모종의 사정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 이낙연 전 총리/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아무래도 (선고가) 늦어지는 것은 이상징후다.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려운 어떤 사정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 오세훈 서울시장
"다음 주로 넘어가면 재판부 내부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 민주당 관계자
만장일치가 아니면, 선고 결과에 반대하는 세력의 반발이 만장일치 때보다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재판관들이 그런 점을 의식해 의견 일치를 모색하느라 선고가 늦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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