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독일 언론들이 홍명보 감독의 바이에른 뮌헨 저격성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홍 감독이 부상으로 쓰러진 대표팀의 주축 수비수 김민재의 상황을 두고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의 상태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단이 선수의 부상을 예방하지 않고 김민재를 무리하게 경기에 출전시켜 결국 김민재가 이번 소집에 함께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각각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7차전과 8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국내에서 열리는 이번 2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둘 경우 남은 9차전과 10차전 결과와는 관계없이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짓는다. 통산 12회 월드컵 본선 진출이자 11회 연속 본선 진출에 도전하고 있는 홍명보호다. 안방에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짓는다면 이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터.
때문에 홍명보 감독은 한국이 현재 B조 1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일 명단 발표 당시 주요 유럽파 선수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로 이어지는 코어라인은 물론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황인범과 마인츠에서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재성 등 대표팀의 주축 자원들이 모두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국가대표팀 수비의 핵인 김민재가 부상으로 소집에서 제외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5일 김민재가 아킬레스건염으로 치료 및 회복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집해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럽게 김민재를 활용하지 못하게 된 홍명보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 관리 방식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1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아시다시피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도 마찬가지고, 우리 팀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선수"라면서 "뮌헨이 선수 예방 차원에서 선수를 보호하지 않다보니 결과적으로 중요한 경기에 핵심 선수를 뺴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점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홍 감독은 또 "김민재의 부상 위험 신호는 지난해부터 계속 신호가 있었다. 우리는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중요한 경기지만 김민재를 팀에 포함시키는 것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맞지 않는 판단이라고 생각해 과감하게 그를 배려해 휴식을 줬다"고 덧붙였다.
김민재의 소집해제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명단을 발표하고 이틀 뒤 새벽 김민재가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이후 쓰러졌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있었는데, 다요 우파메카노와 이토 히로키, 요시프 스타니시치 등 다른 선수들이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경기에 나서야 했다. 김민재는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진통제까지 맞으면서 투혼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부상을 달고 있었으니, 김민재의 부상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뱅상 콤파니 감독은 14일 우니온 베를린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를 앞두고 김민재가 아킬레스건염 부상으로 인해 당분간 출전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각한 부상이 아니길 바라지만, 김민재는 앞으로 몇 주 동안 출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지금은 그에게 가해지는 부하를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김민재가 과부하에 걸리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심각하지 않길 바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민재의 부상은 바이에른 뮌헨은 물론 대표팀 입장에서도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한국이 안정적으로 승리를 거두려면 김민재가 필요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홍명보 감독이 아쉬움을 드러낸 이유다.
홍명보 감독이 김민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후 독일 언론들은 홍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을 저격했다며 그의 입을 주목했다.
독일 최고의 축구전문지 '키커'는 "바이에른 뮌헨에 대한 심각한 비난이 나왔다"며 "홍명보 감독이 부상당한 수비수 김민재에 대한 바이에른 뮌헨의 대처 방식을 비판했다"고 했다.
독일 '슈포르트1'도 "한국 국가대표팀의 감독 홍명보가 수비수 김민재의 이탈에 대해 바이에른 뮌헨을 비난했다"며 "한국 대표팀 감독에 따르면 김민재의 이탈은 막을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복수의 독일 매체들 또한 홍 감독이 김민재의 부상 원인이 뮌헨에게 있다고 비난했다며 관련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7차전 상대인 오만은 둘째로 쳐도, 8차전에 만나는 요르단은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니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행 진출의 분수령은 오만전이 아닌 요르단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요르단은 FIFA 랭킹 64위로 한국(23위)보다 41계단이 낮은 팀이기는 하나,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의 패배를 곱씹어 보면 만만하지 않은 상대라는 걸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김민재가 없어도 요르단 정도는 쉽게 잡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맞대결에서도 손흥민 없이 승리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 주장은 힘을 받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요르단 원정에서 승리했을 때와는 상황이 또 다르다. 당시 요르단은 에이스 무사 알타마리(스타드 렌)이 부상으로 결장하고, 주포 야잔 알나이마트(알아라비)가 제 컨디션이 아닌 상태로 한국과 붙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인 상태로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은 지난해 10월보다 강해진 요르단과 만나야 한다는 이야기다. 홍명보 감독이 김민재가 빠진 수비에 대한 걱정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 고양, 고아라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