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MBK 파트너스, 기업 사냥꾼인가 구원 투수인가: 김병주 회장의 야망과 논란

0
댓글0
TV조선

마이클 병주 김(Michael ByungJu Kim) / MBK파트너스 홈페이지 캡처


"역동성을 추구하는 한국 시장은 변화가 더 빠를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 변화의 주체 중 하나가 되고 싶습니다."

아시아 최대 규모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던진 이 한마디는 최근 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 정부의 외평채 발행을 도왔던 그가, 이제는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M&A를 시도하며 '기업 사냥꾼'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논란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단기 이익 극대화? 기업 가치 제고?
MBK 파트너스는 통상 5년 안에 기업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러한 단기적인 투자 회수 방식은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특히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차입매수(LBO, Leveraged Buyout) 방식을 활용,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집중하면서 홈플러스의 경쟁력 저하를 야기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TV조선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특히 MBK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사용한 차입매수(LBO) 방식은 큰 논란을 일으켰다. 차입매수란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막대한 빚을 내어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MBK는 영국 테스코(Tesco)로부터 홈플러스를 약 7조 20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MBK는 전체 인수자금 중 약 4조 원을 금융권에서 차입했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부동산 등 주요 자산이 담보로 제공됐다. 결국 홈플러스는 인수 직후부터 막대한 이자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후 MBK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전국 주요 지역에 위치한 홈플러스 점포 부지와 건물을 잇달아 매각했다. 또한 비용 절감을 이유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직원들과 노동조합의 반발을 샀다. 홈플러스 마트노조는 "MBK가 단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회사의 미래 성장 기반을 훼손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경영권 분쟁 개입, 기업 가치 훼손 논란 증폭
최근 MBK 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여 내부 갈등을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기업 사냥꾼' 이미지를 더욱 굳혔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은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회장 간 형제 간 갈등으로 촉발됐다. 2022년 MBK는 장남 조현식 부회장 측과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지분 일부를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MBK가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조현식 부회장을 지원하고, 향후 지분 확대 등을 통해 경영권 확보를 돕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MBK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경영권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논란이 커졌다. 동생인 조현범 회장 측은 "MBK가 경영권 분쟁을 부추기고 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형제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개입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세계적인 비철금속 생산업체로, 영풍그룹과 고려아연 오너 일가가 주요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영풍그룹과 고려아연 간 경영권 갈등이 격화되면서 MBK가 이를 틈타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영풍그룹으로부터 고려아연 지분 일부를 매입하며 본격적으로 경영권 확보를 시도했다. 이후 공개매수를 통해 추가 지분 확보를 추진하면서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공개매수란 특정 기업의 주식을 시장에서 대량으로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거나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MBK가 투기 자본을 등에 업고 기업을 약탈하려 한다"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며 핵심 기술 유출 및 국가적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TV조선

MBK파트너스 / 홈페이지 캡처



김병주 회장, 그는 누구인가?
1963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난 김병주 회장은 하버드 MBA 출신으로 골드만삭스와 칼라일 그룹을 거친 월가의 베테랑 투자 전문가입니다. 2005년 칼라일 그룹에서 독립하여 MBK 파트너스를 설립, 한미캐피탈, 코웨이, 두산공작기계, 홈플러스 등 굵직한 M&A를 성사시키며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로 성장시켰습니다. 2023년 포브스 선정 한국 최고 자산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경영 철학은 '알짜 기업 인수 후 가치 상승을 통해 매각, 이윤을 남기는 것'이다. 실제로 MBK는 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매각이 필요한 기업들을 인수해 정상화한 뒤 매각하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2007년에는 MBK장학재단을 설립하여 사회공헌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기업 사냥꾼'인가, '구원 투수'인가
MBK 파트너스의 행보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단기적인 이익 추구와 기업 가치 훼손을 우려하며 '기업 사냥꾼'으로 비판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침체된 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는 '구원 투수'로 평가하기도 한다.

MBK 파트너스의 적극적인 M&A 행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업 사냥꾼'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고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송병철 기자(songbc@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YTN이재용 "사즉생" 주문 뒤 열린 주총...'5만 전자' 성토
  • 경향신문‘집값 통제용’ 오락가락 토허제…“혼란만 키워”
  • 헤럴드경제“삼성이 HBM 납품한대서 주식 갈아탔는데…” ‘울컥’한 주주 앞 고개숙인 경영진[김민지의 칩만사!]
  • 이투데이[단독] 라면업계 1위 농심 “홈플러스에 신라면•새우깡 등 전제품 납품 중단”
  • 뉴스1금융위, 상상인저축은행 '경영개선권고'…페퍼·솔브레인 '유예'(종합)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