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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후티 공격에 이란 책임 물을 것”…이란 “근거없는 비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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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를 상대로 한 작전을 위해 이륙하고 있는 미국 전투기. 미국 정부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해 직접 공습에 나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 후티가 공격할 경우 이란에 책임을 묻겠다고 위협했다. 이란도 “근거없는 비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이란은 미국의 핵 협정 관련해 회담을 제안한 것을 거절하고, 곧이어 중·러와 함께 이란을 상대로 한 제재가 종식되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18일(현지시각) “예멘에 기반을 둔 ‘폭도이자 깡패’인 후티가 저지른 수백건의 공격은 모두 이란에서 비롯되고 이란에서 만들어졌다”며 “이란은 통제력을 잃지 않았다. 그들은 모든 움직임을 지시하고 무기를 주고 돈과 고도로 정교한 군사 장비를 공급하며 이른바 ‘정보’까지 공급한다. 후티가 발사한 모든 총격은 이제부터 이란의 무기와 지도부에서 발사된 총격으로 간주될 것이고, 이란은 책임을 져야 하고 끔찍한 결과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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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갈무리


미군은 주말 이후 후티 반군의 지휘·통제·훈련시설과 무기 생산과 저장시설 등 30곳 이상을 공습했다. 어린이 5명과 여성 2명을 포함해 53명이 숨지고 9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대응해 후티 반군은 17일(현지시각) 이른 아침 미사일과 드론으로 미군을 공격했다. 이들은 미국 항공모함과 군함에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영국 가디언 등은 보도했다.



미국은 후티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는 동시에 ‘저항의 축’을 통해 중동 지역을 장악해 온 이란에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알렉서스 그린키위치 미 합동참모본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국방부에서 “대통령이 말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앞으로 며칠 동안 (공습이) 계속될 것”이라고 17일 말했다. 단, 지상군 파견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도 이란에 대한 직접적 군사 행동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나라의 적과 자유세계의 적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에게 경고했다”고 말했다.



후티는 2023년 10월7일 가자전쟁이 발발하자 한 달 뒤 팔레스타인에 연대하기 위해 홍해를 다니는 상선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이스라엘과 미국을 상대로 작전 범위를 확대했다. 이란으로부터 재정적·군사적 지원을 받았지만, 같은 ‘저항의 축’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나 시리아 바샤르 아사드 정권 등과 비교하면 더 독립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7년간의 공습을 견뎌내며 전투 능력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달 4일 후티 반군을 해외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마코 루비오 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밝힌 지정 이유는 “후티가 홍해와 아덴만의 상선들과 미군 병사들을 대상으로 수백차례 공격을 감행했다. 또 최근에 미국과 동맹국 선박들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중국 국적 선박들은 공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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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지지자들이 17일(현지시각) 예멘 사나에서 미국의 후티 진지 공습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하고 있다. 사나/EPA 연합뉴스


공습 이틀 뒤인 17일 예멘 수도 사나와 인근 암란, 남서쪽 다마르, 호데이다 등에서는 미국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란 이르나 통신 등이 전한 현장 상황을 보면, 수만명이 참석한 집회에서 시위대는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구호를 외쳤다. ‘후티’로 불리는 ‘안사랄라’ 지도부에 대한 지지 발언도 이어졌다.



후티 반군의 비호 세력으로 꼽힌 이란은 발끈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이란 유엔 특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이 “예멘에 대한 미국의 침략 행위와 전쟁 범죄를 불법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라바니 특사가 서한을 통해 “근거없는 비난”을 한다며 “무모하고 도발적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또 “이란은 예멘의 무기 금수 조치에 대한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나 이 지역의 불안정한 활동에 연루된 혐의에 대해 강력하고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17일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알렉산드르 그루스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과 테헤란에서 회담을 갖고 지역 평화를 보장하는 데 협력하기로 강조했다. 14일에도 이란, 러시아, 중국은 베이징에서 외교 차관 회의를 열어 이란 핵 문제와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대해 모든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가 종식되어야 한다는 것에 합의했다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와 이란 국영 이르나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핵 협정 관련 회담 제안을 주제로 소통했다. 그러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여론을 기만하는 사기”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일축했다.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당시 이란 핵 협정을 파기한 결정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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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가운데)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왼쪽) 카젬 가리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오른쪽)이 함께 14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이란 핵 문제와 관련된 회의에 참석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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