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쿠페형 순수 전기 SUV ID.5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한때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더불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이른바 ‘독3사’, ‘빅3’ 등으로 불렸던 아우디와 독일 대표 완성차 브랜드인 폭스바겐이 과거 명성을 찾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신차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서비스센터를 확충하는 등 사후관리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재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어 4월에는 쿠페형 순수 전기 SUV ID.5, 5월과 6월에는 대형 가솔린 SUV 아틀라스와 8세대 부분변경 모델 신형 골프 GTI를 각각 출시할 계획이다.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2025년은 한국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는 매력적인 모델 라인업을 기반으로 폭스바겐코리아가 한 단계 도약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국내 SUV, 전기차 시장을 이끄는 리딩 브랜드이자 한국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재도약 의지를 드러냈다.
아우디 코리아 역시 다양한 신차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아우디 코리아는 올해 순수 전기 SUV 더 뉴 아우디 Q6 e-트론과 전기 세단 더 뉴 아우디 A6 e-트론, 내연기관 모델 더 뉴아우디 A5 등 역대 최대로 많은 16종의 신차를 선보인다.
아울러 서비스센터와 신차 전시장 수도 지속해서 확대한다. 서비스센터는 기존 32개에서 올해 37개로 늘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경우 고객들이 30분 이내로 서비스센터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뿐만 아니라 아우디 코리아는 비대면 수리가 가능한 24시간 서비스 스테이션을 도입하고 연중무휴로 고객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차 전시장 역시 기존 33개에서 35개로 확대한다.
스티브 클로티 아우디 코리아 사장은 지난 1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 서울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미디어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올해는 아우디는 한국 시장에 역사상 가장 많은 신모델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며 “지난해 딜러십과 관계를 공고히 하고 건전성을 높이는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재도약을 할 수 있는 한 해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브 클로티 아우디 코리아 사장이 지난 1월 열린 신년행사에서 2025년도 새해 계획을 공개하고 있다. [아우디 코리아 제공] |
이처럼 폭스바겐그룹 산하 두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수입차 시장 규모의 성장세가 가파르고,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입차 시장규모는 2000년대 초반 연간 2만대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1년 연간 10만대로 5배가량 늘었고, 현재 약 27만대 수준까지 확대됐다.
28만3435대로 연간 최대치를 기록한 2022년 이후 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수입차 판매량이 조금씩 줄긴했지만, 여전히 전체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이미 한국 시장이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7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며 수입차 1위를 지키고 있는 BMW의 경우 한국시장이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5위로, 7시리즈와 같은 플래그십 차량 판매량은 무려 3번째로 높다.
폭스바겐그룹 산하 럭셔리 브랜드 포르쉐 역시 럭셔리 스포츠 세단 파나메라가 전 세계 3위, 럭셔리 전기차 타이칸은 5위를 기록할 만큼 한국 시장이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
반면, 폭스바겐과 아우디 모두 최근 몇 년 새 한국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어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한때 BMW, 벤츠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아우디의 경우 지난 2022년까지 연간 2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유지해지만, 2023년 1만7868대를 기록하며 1만대선까지 내려왔다.
특히, 작년에는 9304대로 전년 대비 판매량이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다. 판매 순위도 미국의 테슬라, 스웨덴 볼보, 일본 렉서스와 토요타 등에 자리를 내주며 지난해 7위로 내려앉았다.
폭스바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국내 시장에서 8273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1만247대 대비 19.3% 줄어든 수치다. 시장 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3.78%에서 3.14%로 줄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 폭스바겐코리아 수장이 한 목소리로 올해 ‘재도약’을 최우선 실천과제로 제시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며 “내연기관은 물론 순수 전기차까지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신차 출시와 더불어 약점으로 꼽힌 사후관리 시스템을 개선해 나간다면 두 브랜드 모두 판매량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