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 ⓒ AFP=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는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먼저 '30일 임시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두 정상의 전화 통화는 종전 협상의 진전을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가 임시휴전안을 명확하게 수용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휘두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은 두 정상의 전화 통화를 앞두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뉴스 프로그램 '풀 메저'(Full Measure)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푸틴 대통령이 휴전에 동의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계획을 밝히면서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며 한껏 기대감을 나타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평화 협정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져 있다"며 "평화까지 (미식축구) 10야드 라인에 있다"고 답했다.
미국 법무부는 '우크라이나 침략 범죄 기소를 위한 국제센터'(ICPA)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ICPA는 지난 2023년에 창설된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조사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국제기구다.
또 트럼프는 친(親) 우크라이나 성향으로 러시아의 불만을 사고 있는 키스 켈로그 전쟁 특사를 러시아 상대 업무에서 배제시켜 우크라이나와의 접촉 업무로 제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3.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러, 전황 우세…트럼프, 우크라 영토 양보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의 당근책이 기대만큼 잘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가 빼앗겼던 쿠르스크 공세를 강화하며 우크라이라군을 수세에 몰아넣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도 휴전 협상에 쉽게 응하지 않으면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분위기다. 그는 앞서 휴전이 옳은 일이라면서도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휴전을 위해 자신들이 제시한 조건을 수용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 문제를 놓고 푸틴을 설득할 가능성이 있다. 레빗 대변인은 이번 통화에서 영토 분할 문제가 논의되냐는 질문에 "이 문제는 (트럼프의) 팀과 우크라이나 측 논의에 포함돼 있었다"며 "(영토 분할) 선이 어디에 그려질지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지와 발전소를 포함해 특정 자산을 분할하는 것에 대해 러시아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전소는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16일 ABC 방송의 디스위크에 출연해 "평화 협정은 영토 양보와 안전 보장, 우크라이나의 향후 지위를 결정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영토 양보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이 영토 양보를 조건으로 휴전을 받아들이겠다고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던 것처럼 다시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서 워싱턴으로 가는 전용기 내에서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2025.03.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푸틴 무리한 요구시 대러제재 카드 가능성도
다만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과도한 조건을 제시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나올지가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 △우크라이나 비무장화(군사력 감축)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 지역(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 인정을 주장하고 있다.
알렉산데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러시아 관영 매체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평화 협정에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와 나토 미가입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추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평화유지군 배치에 대해서도 "나토군의 주둔은 안된다"며 결사 반대다.
트럼프는 앞서 제재 카드도 열려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는 지난 12일 "(러시아가 휴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치고 황폐하게 만들 수 있는 재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가 만일 필요하다면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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