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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지분 매입 호반…기술탈취 수사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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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소송 2심 직전 지분 매입…경영권 흔들기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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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선업계 1·2위 LS전선과 대한전선 갈등이 각 모회사인 LS와 호반 갈등으로 번졌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국내 전선업계 1·2위 LS전선과 대한전선 갈등이 각 모회사인 LS와 호반 갈등으로 번졌다. 호반이 LS 지분을 매입하면서다. 인공지능(AI) 바람을 타고 호황을 맞은 상황에서 단순 투자라는 의견과 기술탈취 사건을 의식한 행보라는 견해 등이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 모회사 호반은 지난달부터 LS전선 모회사 LS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 규모는 약 3% 미만으로 전해졌다. 1941년 국내 최초 전선기업 조선전선으로 설립된 대한전선은 2021년 호반산업이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LS전선과 대한전선이 법적 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호반이 LS 지분을 매입한 배경에 관심을 쏟는다. 국내 전선업계 1·2위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은 특허 소송과 형사 사건 등으로 갈등이 있는 상태다. 호반은 특허소송 2심 선고 직전까지 지분을 매입했다.

LS전선은 3세대 부스덕트(건축물에 전기 에너지를 전달하는 배전 수단)용 조인트 키트(연결 부품)와 관련해 대한전선에 특허권침해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2년 1심은 대한전선이 LS전선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해 약 5억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2심을 맡은 특허법원도 지난 13일 대한전선이 LS전선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2심은 LS전선 특허의 불가결성과 중요성, 양적 비율, 대한전선 인지도와 영업능력 등을 고려해 배상액을 1심의 3배 규모인 약 15억원으로 인정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특허침해품 외에 부수품과 부수용역에 손해배상을 인정한 국내 최초 판결인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대한전선은 2심 선고 직후 "손해배상액 산정 등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진다. 향후 판결문을 검토해 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특허 소송이 3심에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LS전선이 해당 사건으로 대한전선 측을 형사 고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호반이 LS 지분을 매입한 배경이 결국 기술탈취 사건에 있다는 의견이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대한전선을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한전선 측이 LS전선 해저케이블 제조 설비 관련 기술을 탈취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입건 전 조사(내사)를 거쳐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서울 서초구 대한전선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한 경찰은 피의자 조사를 거쳐 조만간 검찰 송치 여부를 판단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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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대한전선을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이 가운데 호반이 LS 지분을 매입한 것은 특허권 침해 논란과 경찰 수사 등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최근 영국 전력 송배전 기업 내셔널그리드와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시스템 프레임워크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프레임워크 계약은 일정 기간, 일정 조건으로 서비스나 물품을 제공하기로 합의한 장기 계약이다.

HVDC 공급망 확보를 목표로 하는 내셔널그리드는 프레임워크 계약을 통해 주요 공급업체를 미리 선정하고 장기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HVDC는 장거리 전력 전송 핵심 기술이라는 평가가 있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이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경찰 수사 결과는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단순 투자라는 해석도 있다. 1심에 이어 2심 특허 소송에서도 LS전선이 승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차익 실현을 노린 행보라는 평가다. 이 경우 특허권 침해가 아니라는 대한전선 목소리에 힘이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일각에선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참여했던 호반그룹이 LS 경영권을 흔들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의견도 있다. 상법상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고,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 회계장부 열람·등사도 청구할 수 있다.

호반은 2022년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보유한 한진칼 보통주와 콜옵션 등으로 약 17% 지분을 얻으며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참여한 전력이 있기도 하다. LS그룹이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지분율이 희석된 점을 노린다는 평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전선도 기술탈취 사건은 기소를 피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는 상황일 것"이라며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한전선 관계자는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의 비밀 정보를 침해한 사실이 없다"며 "2009년부터 기존 공장에서 해저케이블을 생산 및 납품해 왔고, 이러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부 검토와 연구를 거쳐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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