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홈플러스 매장. 뉴스1 |
마트산업노조 안수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18일 “최저임금보다 우리가 2만원 정도 임금이 높을 뿐”이라며 “아무런 처우개선 없는 허울뿐인 정규직 전환을 시켜놓고 기자들 앞에서 큰소리치는 모습에 정말 어이가 없었다”고 홈플러스 공동대표를 맡은 MBK 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을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김광일 부회장이 홈플러스 1만4000명 노동자를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이는 다른 마트와 차이가 있다고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이처럼 반응했다. 그는 “경쟁사는 폐점을 해도 장사가 안 되는 곳을 폐점하고, 그곳에 새롭게 트레이더스라든지 새로운 매장을 열었다”며 “우리는 장사가 잘되는 매장을 팔아먹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부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은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단기 유동성 악화와 부도를 막기 위한 불가피 조치였다고 밝히면서, 신용등급 강등을 미리 알고서 회생절차 신청을 준비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신청 후 경영진의 공식 석상 등장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어진 ‘MBK가 홈플러스에서 받아가는 관리 보수 등은 없나’라는 질문에도 “MBK가 홈플러스에서 받은 것은 없다”며 “저 자신도 10년간 홈플러스에서 월급을 받지 않고 있다”고 김 부회장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선주 투자자들은 연 3%의 배당금을 현금으로 받아간다”고 설명했다.
MBK 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이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 부회장은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 출연 요구가 있다’는 질문에 “간담회에서 얘기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답변을 곤란해했는데, 이틀 후 MBK 파트너스는 입장문을 내고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관련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김병주 회장이 소상공인들이 원활하게 결제대금을 받을 수 있게 사재를 출연한다고 알렸다.
다만, 구체적인 출연 규모는 밝히지 않았는데, 안 위원장은 라디오에서 “MBK가 여론 악화와 정치적 압박이 커지니 사재 출연을 발표했다고 생각한다”며 “소상공인 결제를 돕겠다는 말뿐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금액이 어느 정도라고 추산하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적어도 2조~3조원은 필요하지 않나”라며 “진짜 책임질 마음이 있다면 제대로 필요한 금액을 투자해서 홈플러스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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