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옌스 카스트로프 인스타그램 |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복잡한 부분이 너무 많다."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옌스 카스트로프(22·뉘른베르크)의 국가대표팀 발탁 가능성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대표팀 코치진은 지난 1월 유럽 출장 당시 카스트로프 출전 경기 관전 및 그의 어머니를 만나 향후 발탁 과정에서 카스트로프의 합류 의지 등을 확인했다. 당시 카스트로프는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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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독일축구협회가 카스트로프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21세 이하(U-21) 대표팀 명단에 카스트로프를 포함시켰다. 가능성 있는 신예의 유스 대표팀 발탁은 어려운 일이 아니고, 성인 대표팀으로 승격한다는 보장은 없다. 무엇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유스 대표팀에 발탁되더라도 성인 대표팀은 다른 국적을 선택할 수 있다. 때문에 이번 발탁과 관계 없이 카스트로프가 향후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한국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도 카스트로프의 재능에 시선을 맞추고 있다는 건 그의 '태극전사'행을 낙관할 수 없는 부분이다.
1m78의 카스트로프는 중원 뿐만 아니라 측면 풀백도 가능한 멀티 자원이다. 수준급 미드필더에 요구되는 활동량-시야가 좋은 편이고, 수비 가담 면에서도 '거칠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분데스리가 주전을 넘어 독일 U-21 명단에 포함될 정도로 재능을 인정 받은 만큼, 활용법에 따라 대표팀 전력 상승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럼에도 홍명보호가 그의 발탁을 고민하는 건 넘어야 할 산이 워낙 많기 때문.
◇사진출처=옌스 카스트로프 인스타그램 |
가장 큰 장벽은 언어. 독일에서 나고 자란 카스트로프의 한국어 구사 실력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진 않았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 듣고 이해하는 문제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짧은 소집 기간 동안 모여 훈련하고 실전을 치르는 대표팀 특성을 고려하면 언어 장벽 문제는 예상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소통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팀 캐미스트리에 결코 좋은 부분으로 작용할 수 없다. 홍 감독은 "저희(대표팀)는 하루 이틀 훈련해서 월드컵 예선을 나가야 한다. 선수나 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건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병역이라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사진출처=옌스 카스트로프 인스타그램 |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카스트로프는 만 18세를 넘겨 병역 의무가 부여돼 있는 상태다.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가진 부 또는 모와 함께 국외에서 거주하는 경우 37세까지 병역의무가 연기되는 예외조항을 적용 받고 있다. 본인 또는 부, 모가 1년 중 6개월 이상 국내에 체제하거나, 본인이 국내에서 영리활동을 하는 경우 병역을 이행해야 한다. A매치를 전후해 통상 1주일에서 열흘, 대회 기간 2주에서 최대 한 달 넘게 소집되는 대표팀 일정대로 뽑혔을 때 카스트로프가 병역 규정에서 어떤 상황에 놓일지를 고려해야 한다. 대표팀 발탁이 '영리활동'이 되는지에 대한 해석 등도 뒤따를 문제로 꼽힌다.
홍명보호의 시선은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을 조기 확정하는 데 맞춰져 있다. 3월 2연전에서 이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내년 본선까지 1년 넘는 시간이 주어진다. 대표팀 운영 및 소집 등 다양한 부분에서의 준비,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시간이다. 카스트로프의 향후 대표팀 발탁 여부도 이런 시간을 통해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