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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온 줄 알았더니 눈보라 치는 3월…“이러고 금요일엔 20도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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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8일 아침 서울 신도림역 주변에 눈에 흩날리고 있다. 김가윤 기자


“3월 중순에 이게 무슨 일이야.”



출근길 인파가 몰리는 아침 7시50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잠시 멎었던 눈이 다시 쏟아지기 시작했다. 동탄역부터 왔다는 이아무개(71)씨는“3월에 눈이 온다는 게 흔치 않은 일이어서 낭만적이기는 한데, 땅이 질척여 다니기가 힘들다”고 했다. 미처 우산을 챙겨오지 못했다는 이씨는 지하철역 처마에서 눈을 피하다, 마음을 다잡은 듯 눈발이 휘날리는 거리로 내달렸다.



17일 밤부터 내린 눈으로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도 대설특보가 내렸다. 출근길 예기치 못한 봄눈을 만난 시민들은 눈보라 치는 3월 풍경을 신기하게 바라보면서도, 변화무쌍한 날씨에 황당함과 걱정을 내비쳤다. 미처 우산을 챙기지 못한 시민들은 역이나 버스정류장 처마에 대피했고, 젖은 몸과 신발을 터는 시민으로 역사와 버스정류장 주변이 혼잡했다. 이날 서울, 인천, 경기 등의 예상 적설량은 1~5cm다.



서울 강서구 지하철 9호선 발산역 주변에도 한겨울처럼 롱패딩과 목도리를 두른 시민들이 눈과 바람에 맞서며 천천히 거리를 걷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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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아침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내리는 눈을 피하고 있다. 임재희 기자


이날 눈은 강한 바람까지 동반했다. 직장인 임연지씨는 “회사가 관악구인데 경사가 좀 있어서 지난 겨울처럼 마을 버스가 옴짤달짝도 못하는 일이 생길까봐 걱정”이라며 “3월에 이런 걱정을 해야하다니 황당하다. 거짓말 같은 눈이다. 부모님이 강원도에 계시는데 강원에는 눈이 더 많이 내린다고 해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 강원 영동에는 최대 40cm의 눈이 쌓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발산역 주변 시장 상인 안정길(54)씨도 궂은 날씨가 야속하다고 했다. 안씨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겨울이 지겹도록 안 끝난다”며 “이런 날씨에는 손님도 많이 안 다니고 지갑도 안 열린다”며 서둘러 가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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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아침 시민들이 선릉역을 나서고 있다.


기후 변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선릉역 주변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김아무개(34)씨는 “예전엔 3월에 눈이 오면 기상 이변처럼 느껴졌는데 요새는 이런 일이 한 두번씩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금요일부터는 또 20도 가까이 기온이 오른다고 하더라”며 “지구온난화가 참 걱정 된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출근 시간대 수도권 전철을 14회 추가 운행한다고 밝혔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대부분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서울 전역에 대설 예비특보가 발효됨에 따라 17일 오후 9시부터 제설 대책 비상근무 1단계를 가동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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