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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피치클록 적용중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1982년에 태동한 프로야구가 '시간과 싸움'을 시작한 건 오래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00년대 초반 스포츠팬들이 프로야구를 외면하자 경기가 늘어지는 현상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스피드업 규정'을 도입했다.
공수 교대 시간제한 규정, 감독·코치가 투수 마운드에 올라가는 횟수를 줄이는 규정이 리그에 도입됐다.
2014년엔 한 경기 평균 시간이 역대 최고인 3시간 27분을 찍기도 했다.
경기 평균 시간이 3시간 이하를 기록한 마지막 해는 1998년(2시간 59분), 3시간 10분 이하를 기록한 마지막 해는 2004년이었다.
KBO리그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평균 3시간 10분 이상짜리 경기를 치러왔다.
피치클록(pitch clock)을 시범 도입한 지난해에도 경기 평균 시간 3시간 13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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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구단 스프링캠프 현장서 피치클록 설명회 개최 |
올해 프로야구는 27년 만에 '3시간의 벽'에 도전한다.
더 빠르고 더 신나는 프로야구를 위해 피치클록을 정식 도입하고 연장전을 축소한다.
피치클록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2023시즌 도입한 제도로,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투수 및 타자의 준비 동작에 시간제한을 두는 것이다.
KBO는 당초 2024시즌 피치클록을 정식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선수 부상 우려와 시기상조라는 현장 목소리로 도입 시기를 1년 늦췄다.
MLB와 비교했을 때 제한 시간은 넉넉하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20초, 주자가 있을 때 25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 한다.
타자도 적용 대상이다. 33초 이내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투수는 볼 1개, 타자는 스트라이크 1개 제재를 각각 받는다.
MLB는 투수의 경우 주자가 없을 때 15초, 있을 때 18초 이내에 투구를 마쳐야 한다.
KBO는 투구판 이탈 제한도 두지 않기로 했다. MLB는 2회로 제한한다.
타석 당 타자들의 타임아웃 요청 가능 횟수도 기존 한 차례에서 새 시즌 2차례로 늘었다.
일각에선 피치클록 제한 시간이 너무 길어서 경기 시간을 줄이는 데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MLB는 피치클록 덕분에 경기 시간을 큰 폭으로 줄였다. 2024시즌 MLB 한 경기가 끝나는 데 걸린 평균 시간은 2시간 36분으로 1984년 이후 가장 짧았다.
KBO 사무국은 또 12회까지 치르던 연장전을 11회로 줄었다. 11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무승부가 된다.
선수들의 체력 보호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결정이다.
이닝 중 투수 교체 시간도 기존 2분 20초에서 2분 10초로 10초 줄였다. 이닝 교대 시간은 현행 2분에서 2분 10초로 늘었다.
KBO는 비디오 판독 센터에 다양한 화면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호크 아이 리플레이 시스템도 도입했다.
영상 확인 시간을 줄여 경기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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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필드 가득 메운 야구팬 |
KBO는 새 시즌을 맞아 다른 제도도 손봤다.
KBO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스트라이크존 조정이 필요하다는 현장 목소리를 수렴해 스트라이크 좌우 폭을 각각 2㎝씩 늘렸다.
아울러 존 자체를 살짝 내렸다. 스트라이크 존 상단과 하단이 각각 0.6%P 낮아졌다.
그동안 혼란이 가중했던 스리피트 라인(주루플레이 할 때 주자가 달릴 수 있는 가상의 주로)은 확대했다.
기존에 주자들이 달릴 수 있는 주로는 파울라인과 그 오른쪽 스리피트 라인 사이였지만, 새 시즌엔 파울라인 왼쪽 흙 부분부터 바깥쪽 스리피트 라인 사이로 넓어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 논란이 됐던 포스트시즌 서스펜디드 제도도 개정됐다.
포스트시즌에서 우천 등으로 경기 중단이 불가피한 경우 노게임, 강우 콜드는 적용하지 않고 서스펜디드 규정만 적용한다.
아울러 2024시즌까지는 서스펜디드가 된 경기를 기존 경기 날 함께 치렀으나 새 시즌부터는 하루에 한 경기만 치르고 기존 편성 경기는 다음 날로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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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폭우에 KS 최초 서스펜디드 게임 |
KS 홈 경기 편성 방식도 변경했다.
정규시즌 1위 팀은 연고지에서 1∼2차전을 치른 뒤 3∼5차전은 원정 경기를 치른다. 그리고 6∼7차전은 다시 홈에서 펼친다.
이밖에 시즌 종료 후 열리는 시상식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신설하기로 했다.
KBO리그엔 적용하지 않지만, 퓨처스(2군)리그에 먼저 도입하는 제도도 있다.
KBO는 퓨처스리그 일부 구장에 판독 장비를 설치해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을 시범 적용한다.
아울러 퓨처스리그는 남부리그 1위 구단과 북부리그 1위 구단의 단판 승부로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챔피언결정전 제도를 신설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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