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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토어에 출시하지 마”…구글, 게임사에 회유·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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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구글연구소 내부에 구글 로고가 그려진 모습. A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구글연구소 내부에 구글 로고가 그려진 모습. AP 연합뉴스


“원스토어를 ‘마이너 루저 리그’로 만들어야.”(구글코리아 직원 메모)



토종 앱 장터(여러 앱을 판매·구매하는 서비스) ‘원스토어’는 구글의 독과점 갑질을 당한 국내 최대 피해자로 꼽힌다. 원스토어는 개별 앱 장터를 운영해오던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네이버와 손잡고 2016년 출시한 서비스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3년 4월 구글에 과징금 421억원을 부과하며 밝힌 조사 결과를 보면, 구글 본사까지 가담한 ‘신규 경쟁사 죽이기’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원스토어가 출범하자 구글은 곧장 초대형 신작 게임 출시를 앞둔 국내 대형 게임제작사를 접촉했다. 원스토어 출시를 막기 위해서였다. 앱 장터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수입원인 게임 분야를 내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자사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 첫 화면 노출을 미끼로 던졌다. 첫 화면 노출 여부에 따라 게임사 수익이 크게 갈린다. 당시 구글 내부 문서를 보면, “게임제작사 미팅의 1순위 목표는 구글만이 해외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임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구글 미국 본사의 고위 임원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게임사를 설득하기도 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하던 게임사는 결국 계획 중이던 원스토어 출시를 포기했다.



첫 시도에 성공한 구글은 더 대담해졌다. 아예 국내 게임사 대상 ‘독점 출시 조건부 지원 전략’을 수립했다. 게임사 규모와 국적을 가리지 않고 구글 단독 출시를 종용했다. 이미 원스토어에 출시된 게임을 내리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원스토어는 개별 통신사별 앱 장터를 통합한 토종 앱 장터였다. 그러나 구글의 독과점 남용 행위로 토종 앱 장터의 점유율은 통합 전(15∼20%)보다 오히려 낮은 5∼10%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구글 플레이 점유율은 80∼85%에서 90∼95%로 상승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구글의 반칙행위가 낱낱이 드러났지만 이미 국내 앱 장터 시장의 주도권은 구글 쪽으로 넘어가 버렸다. 특히 구글 쪽은 행정소송을 내며 지연작전을 펼쳤고, 조사 시작부터 제재까지 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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