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의 불확실성 속에 분양시장은 직격탄을 맞으며 한겨울 추위를 실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결론이 나와야 불확실성이 제거되며 정상적 공급 재개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파면 촉구 각계 긴급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현수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3.17 [공동취재] [사진=연합뉴스] |
이번달은 더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의 분양 가구수는 23개 단지, 총 2만7418가구(임대 포함 총 가구수)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달 첫째 주에 전국에 2753가구, 둘째 주에는 1205가구가 공급됐다. 이번주에는 민간임대 156가구만 공급되고 일반 분양 물량은 없다. 이달들어 이번주까지 총 4114가구가 공급되는 것이다.
3월은 분양시장에선 '봄 성수기'로 꼽히는데도 예정된 물량에 비해 실제 분양은 극히 적은 편이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부동산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조정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특히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보다 길어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도 장기화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변론을 종결한 이후 심판의 선고일을 지정하지 않으면서 이번주에나 탄핵 심판 선고 가능성이 제기된다. 탄핵소추 후 이미 90일이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이미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 후 선고까지 걸린 기간은 각각 63일과 91일이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 그 뒤로는 '양심과 법이면 탄핵은 각하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라창현 기자] |
이에 전문가들은 탄핵 심판의 결론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분양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분양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려면 수요자를 최대한 끌어모아야 하는데 (정치 이슈로 인해) 묻힐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좋은 청약 성적을 기대하는 사업장이든, 그렇지 않은 사업이든 지금은 분양을 하기 꺼려지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 심판에서 어떠한 결론이 나오더라도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은 제거될 수 있다고 본다"며 "탄핵 심판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는 게 분양시장에는 장애물"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지어진 아파트를 매수하는 재고주택시장은 분양시장에 비해 탄핵 정국의 영향이 다소 적다. 최근 집값 상승세를 봐도 서울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주 상승 폭이 벌어지고 있다. 탄핵 정국보다는 기준금리 인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등의 원인으로 움직이는 영향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고주택시장은 학군지 갈아타기 등과 같은 실수요가 움직이고 있어 탄핵 이슈가 끼치는 영향은 적은 편"라며 "다만 투자자의 경우 (세금 등 정책적 부분의 변동 가능성으로 인해) 일정 부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탄핵이 인용되면 조기 대선으로 인한 각종 부동산 정책이 나오면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동시에 세제와 금융 정책의 변화 가능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기각 또는 각하 된다면 개헌 등의 이슈로 인해 또다른 불확실성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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