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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여론조사 대납의혹 崔씨 “명태균, 나를 ‘홍준표 양아들’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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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이준석 만났다” 진술도
檢, 명태균의 정치적 영향력 믿고
홍준표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심
동아일보

명태균씨. 뉴스1


여권 정치인들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홍준표 대구시장 아들의 고등학교 동창 최모 씨로부터 “명태균 씨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에게 나를 ‘홍준표의 양아들’로 소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씨는 정치 브로커 명 씨에게 홍 시장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대납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17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수사기록에 따르면 최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명 씨가 ‘유력 정치인인 김종인 이준석과 친하다’고 했고, 실제로 김 전 위원장에게는 나를 ‘홍준표의 양아들’로 소개하며 2021년 서울 종로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남도 가졌다”고 진술했다. 최 씨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기간에 대구의 한 카페에서 만남을 가졌다”며 “명 씨가 경남 창원에서 근무할 때도 창원시 정무부시장과 국·과장들이 명 씨에게 보고하기 위해 3, 4개월 동안 일주일에 2, 3번씩 사무실에 오곤 했다. 명 씨의 정치적 영향력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는 진술도 했다.

검찰은 명 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렇게 과시하자 최 씨가 홍 시장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대납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최 씨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명 씨를 통해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바 있다.

최 씨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진행되던 2021년 10월경 국민의힘 당원 명부(약 57만 명)를 명 씨에게 불법으로 제공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씨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개인적으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홍준표 캠프에 가담할지 알아보기 위해 여론조사 자료가 필요해 제공했다”며 “당원 명부는 ‘홍서포터즈’(자원봉사자)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다운받아서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최 씨가 총 12차례에 걸쳐 4370만 원을 명 씨 측에 주고 각종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파악했다. 최 씨는 “홍준표 캠프에서 의뢰받은 적 없다”고 진술했고, 홍 시장 측 역시 “최 씨가 혼자 알아서 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은 명 씨가 대선 기간 사용한 이른바 ‘황금폰’을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최 씨가 당원 명부를 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씨가 거짓으로 진술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한편 검찰은 17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원자이자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의혹을 받는 사업가 김모 씨를 3차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관련자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오 시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11일 “검찰이 불러주면 언제든 응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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