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외국인 수백명을 비행기 3대에 태워 강제추방한 조치가 법원 명령을 고의로 거부한 것이라는 의혹이 일면서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갱단원으로 추정되는 238명의 베네수엘라인을 지난 15일 추방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국토안보부가 불법체류 중인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 '트렌 데 아라과(TdA)' 갱단원 300여 명을 체포했다"며 "국무부의 노력으로 이들을 더이상 미국 국민에게 위협을 가할 수 없는 엘살바도르로 추방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법원 결정을 노골적으로 조롱한 점도 법원 명령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수갑을 찬 남성들이 군인들의 지시에 따라 비행기에서 내린 후 감옥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교도관들이 이들의 머리카락을 미는 모습을 담은 3분 분량의 영상을 16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했다.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뒤이어 보스버그 판사의 명령 내용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면서 "에구, 너무 늦었네"라며 조롱하는 글을 적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백악관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 등도 부켈레 대통령의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조롱에 가세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것들은 비뚤어진 조 바이든과 급진 좌파 민주당에 의해 우리나라로 보내진 괴물들"이라며 소셜미디어에 관련 영상을 공유하면서 부켈레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는 뜻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부켈레 대통령이 이끄는 엘살바도르 정부에 600만 달러(약 87억 원)를 지불하고 중남미에서 활동하는 국제범죄조직 TdA 조직원 300여 명을 1년간 수감토록 하는 계약을 맺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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