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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독한 삼성인" 주문...'이건희 신경영 선언' 잇는 고강도 쇄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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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전 계열사 임원에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
"특급인재 모셔와라" "임원 수시인사"
반도체, 휴대폰, 가전 등 쇄신 강조
고 이건희 선대회장, 프랑크푸르트 선언에 비견
시장 즉각 반응...삼성전자 주가 5.3% 상승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스1


[파이낸셜뉴스]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
삼성 전 계열사 임원들의 책상에 이런 문구가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놓인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독한 삼성인'이란 패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삼성 전 계열사 2000여 명의 임원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진행 중인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참석자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건넨 것이다. '죽느냐, 사느냐'의 위기에 직면했으니, 한 마디로 "독해져라"는 주문이다. 이 회장의 메시지도 전에없이 독해졌다. "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고 과감한 혁신이나 새로운 도전은 찾아볼 수 없다", "위기 때마다 작동하던 삼성 고유의 회복력도 보이지 않는다"는 발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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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재용 회장 발언 독해졌다...조목조목 질타
이 회장이 지난 2월 말부터 두 달간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삼성 전 계열사 임원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를 요약하면,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양성하고 '모셔와서', 기술 주도권을 조속히 회복하라. 그렇지 않으면 수시 인사로 임원들을 정리하겠다"이다. 핵심어는 '인재', '기술', '수시 인사'다. 이 회장은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고 강조, 삼성의 본원경쟁력 및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특급 인재 영입과 수시인사 카드를 극대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 메시지는 앞서 연초 사장단 회의 때 내놓은 메시지를 전체 임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위기 경영'에 대한 공유 확대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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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사업부별 위기 상황을 조목조목 지적한 부분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총수가 사장단이 아닌 전체 임원들에게 사업부별 위기를 직접 지적한 것은 처음이다. "메모리 사업부는 자만에 빠져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처하지 못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기술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저조하다" "(TV·스마트폰·가전 등을 포괄하는)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제품의 품질이 걸맞지 않다" 는 발언 등이다. 총수 입으로, 삼성 안팎에서 바라보는 삼성의 본원 경쟁력 위기 상황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범용(레거시) 메모리의 부진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납품 지연 등으로 지난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파운드리 사업은 8.1% 점유율로 TSMC(67.1%)와 격차가 더 확대됐으며, 갤럭시 S25 시리즈에는 삼성 엑시노트 2500 대신, 전량 퀄컴 AP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TV 점유율도 2023년 30.1%에서 2024년 28.3%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스마트폰(19.7%→18.3%)도 하락했다.

■ '이건희 스타일' 연상...상반기 수시 인사 예고
삼성 안팎에선 이 회장의 위기대응 방식을 놓고, 부친인 고 이건희 회장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에 비견되는 전환점을 만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본사 주요 임원과 각국 법인장 200여명이 참석한 임원회의를 열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며 뼈를 깎는 수준의 혁신을 주문했다. '삼성 신경영'의 시작이었고, 이는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전환점이었다. S급 인재 확보, 임원 수시 인사 역시, 이건희 선대 회장이 주로 구사했던 카드들이다.

경영 쇄신에 대한 기대감 속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 종가대비 5.3% 상승한 5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강도높은 혁신 메시지를 내놓은 만큼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후속 인사가 예상된다. 이 회장은 이미 복선을 깔았다. "성과는 확실히 보상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신상필벌이 삼성의 오랜 원칙이며,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로 인해 삼성 안팎에서는 5~6월께 조직 개편과 사장단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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