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방재난본부 협조 공문
시위대 충돌·인명사고 대비
서울대병원 등 종합병원에
사고 의료지원팀 운영 요청
시위대 충돌·인명사고 대비
서울대병원 등 종합병원에
사고 의료지원팀 운영 요청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관련해 대규모 시위로 인한 충돌과 이에 따른 인명 사고 우려가 커지면서 소방·재난 당국이 돌발상황 대비에 나섰다. 서울 시내 주요 대형 병원에 병상 확보와 재난의료지원팀(DMAT·디맷) 운영 등의 내용이 담긴 협조 요청을 보내 응급상황에 대비할 태세를 갖춘다.
17일 서울시 서울소방재난본부(본부)에 따르면 본부는 지난 12일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영등포구, 종로구, 은평구 등 9개 구에 위치한 종합병원 18곳 병원장들에게 탄핵심판 선고 전후 대규모 집회 시 응급환자 이송에 관한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협조 요청을 받은 병원들은 주로 탄핵 찬반 집회가 집중되는 곳이다. 여의도대로와 국회의사당이 있는 영등포구 내 병원이 6곳으로 가장 많았고 광화문, 경복궁, 동십자각, 안국역 등이 위치한 종로구 내 병원도 4곳에 달했다. 이 밖에 대통령 관저가 있는 용산구를 비롯해 중구, 동대문구, 은평구, 서대문구 등 강북 지역에 위치한 병원도 포함됐다.
본부는 해당 병원들에 병상 확보와 원활한 환자 처치를 위한 신속한 인수인계 등을 요청했다. 또 다수 사상자 발생 시 디맷 운영도 협조를 요청했다. 디맷은 다수의 환자가 발생하는 사고나 재난 현장에 의료 지원을 위해 파견하는 의료팀을 말한다. 2022년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시스템이 개선되면서 중증환자 5명 이상 발생 우려만 생겨도 디맷이 즉시 출동하며, 출동 의사도 ‘응급의학과 등 전문의’로 한정된다.
본부 관계자는 “지역 응급의료기관병원을 선정해 협조를 요청했다”며 “선조치 필요 시 다른 병원에도 협조를 요청하는 등 유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병원은 디맷도 모두 운영 가능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은 가능한 대책을 총동원해 8년 전 참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후폭풍으로 시위대를 비롯해 총 4명이 사망했다. 집회 현장에서 참가자가 경찰버스를 탈취해 차벽을 들이받아 대형 스피커가 떨어져 70대 남성이 숨지는 일도 있었다.
행정당국과 경찰도 탄핵 선고일이 지정될 것을 대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체계적 안전관리를 위해 지휘부와 8개 실무반으로 구성된 ‘시민안전대책본부’를 비상 운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주요 역사와 밀집 지역에 시와 교통공사 등에서 현장 대응 인력 하루 1300명 이상을 투입해 인파 밀집 예상 지역 안전을 관리한다. 안국역·광화문역·시청역·한강진역·여의도역이 중점관리 대상이며, 헌법재판소 인근인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은 선고 당일 폐쇄한다.
경찰청은 선고 전날부터 비상근무를 발령하고, 선고 당일에는 ‘갑호 비상’을 발령해 가용 경찰력 100%를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찰은 선고 당일 종로·중구 일대를 특별 범죄예방 강화구역으로 선포하고 집중적인 안전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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