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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베네치아 건축전서 한국의 열쇳말은 ‘두껍아 두껍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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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7일 낮 전시 설명회를 마친 뒤 베네치아 건축전 한국관 기획자와 출품작가들이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기획자집단 CAC의 구성원인 정성규·김희정·정다영씨와 출품작가인 이다미·김현종·박희찬씨. 노형석 기자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전래동요 ‘두껍아 두껍아’가 한국 현대건축의 정체성과 미래상을 세계에 알리는 이색 열쇳말이 됐다. 오는 5~11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세계 건축계 최고 권위의 제19회 베네치아비엔날레 건축전의 한국관 전시 주제는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으로 정해졌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는 17일 낮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올해 베네치아 한국관 전시 예술감독과 출품작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를 열어 전시 주제와 출품작 등 구상을 공개했다. 위원회 쪽은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을 주제로 올해 30돌을 맞는 한국관 건립 과정과 그동안의 활용 내력을 살피고 베네치아비엔날레 국가관의 건축적 의미와 지속 가능성을 살펴보게 된다고 알렸다.



전시 예술감독을 맡은 기획자 그룹 시에이시(CAC)의 구성원 정다영·김희정·정성규씨는 전시 주제에 대해 “집의 재생과 변화를 바라는 가사를 담은 전래동요를 지난 30년을 기점으로 나뉜 한국관의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는 은유적 틀로 삼았다”고 밝혔다. 1995년 현대미술 거장 백남준의 노력으로 건축가 김석철과 이탈리아 건축가 프랑코 만쿠조가 돛 모양 평면에 통창 얼개로 공동 설계해 지은 이래 30년 역사를 지닌 한국관 자체를 두꺼비의 집 같은 존재로 설정하고, 한국관이 자리한 자르디니 공원 부근의 공통된 자연 역사 유산들을 새롭게 환기하는 계기를 삼겠다는 구상이다.



한겨레

올해 베네치아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전시기획자와 출품작가들이 17일 낮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3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설명회에 나와 전시 구상과 출품작 등을 발표하고 있다. 노형석 기자


이런 맥락에서 전시장에 작품을 내는 김현종(아뜰리에케이에이치제이), 박희찬(스튜디오히치), 양예나(플라스티크판타스티크), 이다미(플로라앤파우나) 작가는 한국관 내외부에 각자 독특한 상상력을 반영한 건축 구조와 조형물 등을 설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시 공간 들머리에서 시작되는 이다미 작가의 작업은 30년 전 한국관 건립 당시 건축에 큰 영향을 미친 주변 숲의 나무와 전시관을 드나드는 고양이 등에 눈길을 두고 다양한 존재들이 유기적으로 공존 공생하는 한국관의 의미를 부각시킨다. 박희찬 작가는 전시관을 둘러싼 나무에 반응하는 건축 장치를 만들며, 양예나 작가는 한국관 기반을 받치는 지하 필로티 공간에 역대 처음 작품을 설치해 땅속 가상 이야기를 펼친다. 김현종 작가는 배의 돛 모양을 한 한국관 평면에 맞춰 돛 모양 설치물을 전망대 격인 옥상에 설치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한국관은 베네치아비엔날레 국가관 구역인 자르디니 공원에 26번째로 들어선 마지막 국가관으로 알려졌으나, 올해 건축전부터 카타르가 새로 상설관을 열면서 마지막 국가관이란 별칭은 사라지게 됐다. 이탈리아 건축가 카를로 라티가 총감독을 맡은 올해 베네치아비엔날레 건축전은 ‘지성·자연성·인공성·집단성’이란 전체 주제 아래 5월10일~11월23일 베네치아 자르디니 공원 국가관과 아르세날레 전시관 등에서 진행된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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