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 자리는 미정이었다. 지난해 네 번째 순번에서 시작을 시작했던 이의리는 팔꿈치 수술 후 아직 재활 중이다. 적어도 그가 돌아올 때까지 한 자리는 누군가가 채워야 했다. 후보는 두 명이었다. 지난해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에서 기회를 얻어 팀이 위기를 넘기는 데 크게 기여한 우완 김도현과 황동하가 경쟁에 들어갔다. 경쟁 체제는 비교적 단순했다. 누가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5선발이 결정되는 구조였다.
지난해 팀의 대체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황동하는 25경기에서 103⅓이닝을 던지며 5승7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황동하가 없었던 KIA의 지난해 시즌과 성공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투수들의 줄부상을 돌아가며 메워가며 대활약했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확고부동한 1군 전력이 아니었던 김도현은 중반 이후 힘을 보태면서 시즌 35경기에서 4승6패3홀드 평균자책점 4.92를 기록했다. 불펜에서 시작했으나 시즌 막판 선발로도 가능성을 드러냈다.
김도현은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황동하는 구속은 김도현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스태미너가 있고 경기 운영에서도 지난해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누가 5선발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구조였던 가운데, 결정은 해야 했다. 이범호 감독은 결국 김도현을 선택했다.
이 감독은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인 SSG와 시범경기 마지막 2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올해 개막 5선발로 김도현을 낙점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통보를 했다. 도현이로 5번을 쓰고, 동하는 롱으로 쓰고 6회에 이겨야 하는 게임도 쓴다. 멀티적으로 여러 가지 포지션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짧게도 쓰고, 길게도 쓰고, 선발 중에 누가 안 좋거나 하는 상황이 생기면 동하를 선발로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동하에 대해서는 "아까 전에 불러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지만 젊은 선수들이고, 두 선수가 앞으로 팀에서 해줘야 할 것들이 많다. 아무래도 선발 탈락하게 되면 상처가 되지 않을까 때문에 최대한 미루고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선택을 하려고 했다. 결정을 해야 할 시기고, 선수들이 마음을 잡을 수 있도록 해애 할 시기다"면서 "(동하에게) 불펜에서 열심히 잘 던져 달라고 말하니 열심히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하는 입장에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백업 경쟁에 대해서는 "외야는 수비와 주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내야는 어떤 포지션을 볼 수 있느냐가 첫 번째다. 수비가 제일 첫 번째이지 않을까. 도영이나 찬호 같은 경우는 경기에서 부상이나 이런 게 없으면 안 빼고 9회까지 갈 선수고, 선빈이는 8회에 치면 9회 수비를 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수비와 주루에서 갈리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이날 광주 지역의 추운 날씨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KIA는 이날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위즈덤(1루수)-김선빈(2루수)-최원준(중견수)-김태군(포수)-이우성(좌익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은 고졸 신인 김태형이다. KIA는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인 18일 SSG전에는 아담 올러가 선발로 나서고, 양현종이 짧게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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