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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부산 전포 출생 입양인 김영신…부모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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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안드레아(김영신)씨의 아기 때 모습. 안드레아 제공


‘김영신’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스웨덴 국적의 입양인 안드레아 구스타프센(Andrea Gustafsen, 41)씨가 한국의 친부모와 언니들을 찾고 있다.



안드레아씨는 지난 14일 한겨레에 전자우편을 보내 “부산에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친부모를 꼭 찾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아버지는 1948년생 김명O씨며, 어머니는 1957년 함정O씨다. ‘영’자 돌림자를 쓰는 75년생 오빠와, 80·81년생 두 언니도 있다. 한겨레는 안드레아씨와 전자우편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 2022년 12월 ‘해외입양과정 인권침해 사건’ 조사 개시를 시작해 코펜하겐 등 현지 조사까지 마친 뒤 오는 26일 첫 진실규명 결정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진실화해위가 입양 사례 신청을 받고 조사를 해온 사실 자체를 까맣게 모르는 입양인들이 많다. 안드레아씨도 그중 하나다. 보건복지부 통계 등에 따르면 1953년부터 2023년까지 국제입양된 아동은 16만9859명으로 비공식 통계까지 더하면 20만명으로 추산된다. 진실화해위에서 진실규명 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숫자는 1차 98명 포함 총 37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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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김영신)씨의 최근 사진. 안드레아 제공


입양기관인 대한사회복지회 기록에 따르면, 안드레아씨는 1983년 12월29일 부산 진구 전포2동 전포조산소에서 태어나 다음날 대한사회복지회 부산 분실을 통해 위탁 가정으로 옮겨졌다. 친부모는 1983년 7월 친부가 몰던 택시가 사고를 내는 바람에 일자리를 잃고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덜컥 아기를 출산해 생계 위협마저 느끼자 입양을 결정했다고 한다. 3남매를 키우며 부산 진구 범천4동 산39번지 방 한 칸짜리 월셋집에서 매우 어렵게 지냈다는 기록도 있다.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는 70여일 만에 입양허가를 했다.



안드레아씨는 “입양을 위해 친부모가 저를 포기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당시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결정을 이해한다”면서 “다만 입양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하게 알고 싶다”고 했다.



친부모를 만난 적이 없었던 건 아니다. 스물두살 되던 2005년이었다. 당시 김해 인제대학교에서 주최한 해외 입양인 프로그램에 참여해 부모와 바로 위 언니를 만났다. 하지만 안드레아씨는 “너무 어리고 정서적으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당시 상황에 압도되었고, 적절하게 통역이 이뤄지지 않아 한마디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 뒤 또 연락이 끊겼지만, “부모님을 단 한 번도 잊고 산 적이 없다”는 게 안드레아씨 얘기다.



현재 스톡홀롬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일한다는 안드레아씨는 성장 과정에 대해 “양부모는 친절했으나 모두가 백인인 환경에서 외롭게 자랐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두 자녀(10살 딸, 6살 아들)가 한국 가족에 대해 질문을 할 때마다 모르겠다고만 말하려니 가슴이 아프다”는 말과 함께 친부모와 지인들에게 연락받을 이메일 주소를 남겼다. 그의 이메일 주소는 andreagustafsen@gmail.com이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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