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이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팀을 패배에서 구해내지 못했다.
무기력한 패배 후 일부 팬들은 손흥민이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며 그의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 패배로 인해 토트넘은 승점 34(10승4무15패)를 유지해 프리미어리그 14위로 떨어졌다. 반면 풀럼은 승점 45(12승 9무 8패)를 확보하며 유럽 대항전 진출권을 노릴 수 있는 8위로 올라섰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3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 중이다. 이미 우승과 상위권 도약이 물건너간 프리미어리그에서 주전 선수들을 계속해서 선발 출전시키지 않고 유일한 기회가 남아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온 힘을 쓰는 선택을 하고 있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팀의 리그 경기 승리 대신 향후 손흥민의 컨디션 확보를 위한 체력 안배를 선택하며 본머스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출전시켰다. 맨체스터 시티전까지 포함하면 손흥민은 세 경기 연속 후반 조커로 활용됐다.
토트넘을 지휘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3-3 전술을 선택했다. 골키퍼는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맡았으며, 수비진은 데스티니 우도기, 벤 데이비스, 크리스티안 로메로, 제드 스펜스로 구성됐다. 중원에는 로드리고 벤탄쿠르, 아치 그레이, 이브 비수마가 포진했고, 공격진은 마티스 텔, 도미니크 솔란케, 브레넌 존슨이 책임졌다.
반면, 마르코 실바 감독이 이끄는 풀럼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베른트 레노가 골문을 지켰고, 안토니 로빈슨, 캘빈 배시, 요아킴 안데르센, 티모시 카스타뉴가 수비진을 형성했다. 중원에는 산데르 베르게와 안드레아스 페레이라가 자리했으며, 2선 공격진으로 윌리안, 에밀 스미스 로우, 알렉스 이워비가 배치되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라울 히메네스가 맡았다.
하지만 손흥민이 빠진 전반전 동안 토트넘의 공격은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전반 45분 동안 토트넘은 39%의 점유율에 그쳤으며, 슈팅도 단 한 차례뿐이었다. 유효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한 채 풀럼에 밀리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을 투입했다.
손흥민과 루카스 베리발이 들어온 후 공격 전개는 활발해졌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8분, 베리발의 정확한 크로스를 받은 솔란케가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24분에는 왼쪽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의 특유의 안쪽으로 파고드는 드리블을 선보였지만 동료와 위치가 겹치면서 공이 오른쪽으로 흘렀다. 텔이 중앙에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으나 레노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 매디슨이 세컨볼을 잡아 솔란케에게 연결했지만 슈팅이 골대를 넘기며 득점 기회를 놓쳤다.
결국 후반 33분, 토트넘은 풀럼의 역습 과정에서 호드리구 무니스에게 실점하며 끌려가기 시작했다. 무니스는 박스 중앙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토트넘의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42분에는 지난해 여름 토트넘을 떠나 풀럼으로 이적한 라이언 세세뇽이 교체 투입된 지 1분 만에 추가골을 터뜨렸다. 세세뇽은 데이비스와의 몸싸움에서 이긴 후 롱패스를 받아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친정팀에 치명적인 타격을 안겼다. 친정팀을 배려해 세리머니를 자제한 모습이었지만, 토트넘에게는 뼈아픈 실점이었다.
추가시간 5분이 주어졌으나 토트넘은 끝내 만회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에 빠지며 하위권에 머물게 되었다.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채 유니폼으로 얼굴을 가렸다.
현재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7골 9도움을 기록 중이며, 유로파리그(3골 2도움), FA컵(1도움), 리그컵(1골)까지 포함하면 공식전에서 총 11골 12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리그 두 자릿수 득점까지 3골을 남겨둔 상황에서 좀처럼 골 결정력을 살리지 못하며 발이 묶였다.
현지 언론도 그의 활약에 아쉬움을 표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45분 뛰는 동안 터치 38회, 슛 1회, 패스 성공률 86%(19/22), 기회 창출 3회 등을 기록했지만 6.5점이라는 낮은 평점을 받았다.
실제로 손흥민은 45분 내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 동료들조차 활용하지 못하며 줄곧 찬스들을 헌납했다.
토트넘 커뮤니티 ‘스퍼스웹’은 "교체 투입된 후 20분 동안 위협적이었으나 이후 힘을 잃었다"며 평점 6점을 부여했다. ‘이브닝 스탠더드’ 역시 "손흥민이 공격에 활기를 더했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며 6점을 매겼다. ‘풋볼런던’은 "프리킥을 몇 차례 시도하고 솔란케에게 기회를 제공했으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며 5점을 부여했다.
팬들의 반응도 냉담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경기 종료 후 보도를 통해 "풀럼전 패배 이후 손흥민과의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는 팬들의 주장이 나왔다"고 전했다.
매체는 "손흥민의 인기가 점점 하락하고 있으며, 팬들은 경기의 절반만 뛴 손흥민에게 분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경기 후 그가 낙담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면서 팬들은 "위대한 윙어였지만 최악의 주장 중 하나", "경기 후 항상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 "셔츠를 위로 올리는 제스처가 감정을 숨기는 것처럼 보인다"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 매체는 앞서 손흥민의 수비 기여도가 크게 감소했다는 것을 증거로 손흥민이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을 의도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한 바 있다.
이어진 논란 속에서 손흥민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토트넘 내부에서는 여전히 그를 신뢰하는 분위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과거 손흥민을 향한 비판이 과도해지자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우리 팀의 중요한 선수이며, 현재의 결과는 개인이 아닌 팀 전체의 문제라고 말하며 그를 옹호한 바 있다.
한편, 토트넘은 국가대표 경기 휴식기 이후 다음 라운드에서 첼시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최근 부진한 흐름을 끊고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손흥민 역시 이 경기에서 반등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토트넘 홋스퍼 뉴스 캡처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