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
국민의힘이 배우자의 상속세를 전액 면제해주는 내용의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다. 이 법안은 배우자가 상속으로 받는 재산을 법정 상속분과 무관하게 모두 공제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 같은 내용의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원내행정국 등을 통해 이날 중 당론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일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배우자 상속세 폐지’ 방침을 밝혔는데, 그 후속 조치로 구체적인 법안을 내놓은 것이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는 재산을 상속 재산에서 무제한으로 공제하는 것이다. 현행은 최소 5억원, 최대 30억원을 공제하고 있다. 여기서 ‘30억원’ 한도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반면, 법정 상속분을 한도로 하면 배우자의 법정 상속분(약 43억원, 100억원의 7분의 3)까지만 공제된다. 이 때문에 배우자 공제 한도(30억원)을 없애도, 법정 상속분이라는 또 다른 한도를 둘지 여부가 관련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평적 자산 이전(세대 내 자산 이전)‘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겠다는 당초 취지에 부합하게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논의 과정에서 야당이 ‘법정 상속분 한도’를 주장할 경우 협의는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이날 배우자 상속세 폐지 법안을 발의하면서, 관련 논의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간 국민의힘은 권 위원장이 ‘배우자 상속세 폐지’ 방침을 밝히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이자, 국회에서 세부 논의를 빨리 진행하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에 대해 ‘여당이 법안도 발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엔 무리’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관계자는 “오늘 구체적 법안을 발의한 만큼, 여야 간 관련 논의가 신속하게 진행돼 배우자의 과도한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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