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마그다'가 25년 지기 '제니'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 마그다는 수의사 접근도 막으며 한동안 제니 곁에 머물렀다. /사진=데일리메일 갈무리 |
25년간 함께했던 친구를 떠나보낸 코끼리 영상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4일 영국 매체 더선, 데일리메일 등은 25년 넘게 러시아 서커스단에서 공연해 온 암컷 코끼리 '제니'가 최근 크림반도에 있는 한 사파리 공원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마그다는 왼쪽 앞발로 제니를 툭툭 건드려보다가 코로 제니를 일으켜보려고 한다. 그러나 제니가 미동이 없자, 마그다는 코로 제니 코를 한동안 감싸 쥐었다. 그리곤 제니 몸에 코를 묻은 채 그를 감싸안았다.
마그다와 제니는 수십 년간 러시아 카잔 지역에서 함께 공연했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2021년 3월 은퇴했다.
한번은 제니가 공연 도중 마그다의 엉덩이를 들이받고 넘어진 마그다를 짓밟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서커스 관계자는 "아마 조련사의 주의를 끌기 위해 그런 것 같다"며 "제니가 질투심으로 마그다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일주일 후 제니와 마그다는 당시 조련사였던 에두아르트 셰이센베코프를 공격했다. 에두아르트는 척추와 갈비뼈 골절, 폐 천공 등 부상을 입었다. 결국 서커스 측은 제니와 마그다를 공연에서 배제했다.
매체에 따르면 코끼리는 동물 중에서도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을 깊이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그다처럼 한동안 주검 곁에 머물거나 시체를 나뭇가지와 잎으로 덮어주는 매장 문화가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해 인도 연구에선 성체 코끼리가 죽은 새끼의 시체를 땅에 묻고 큰 소리로 우는 등 장례를 치르는 모습도 포착됐다. 코끼리들이 사체를 매장한 이후 해당 장소를 의식적으로 피하는 모습도 발견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김소영 기자 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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