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72시간의 휴식이 보장되지 않으면 경기를 거부하겠다."
경기 후 선수들이 필드 위로 쓰러져 가뿐 숨을 몰아 쉬었다. 이유가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13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대혈투를 치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1대0 승리로 마무리되며, 1, 2차전 합계 2대2 동점이 됐다.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고, 연장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며 승부차기까지 진행됐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가 웃었다.
승리의 기쁨도 잠시, 리그 경기가 눈 앞에 있었다. 문제는 경기 후 휴식 시간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권고 시간이 72시간도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정확히 67시간이 지난 후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날 경기 역시 혈전이었고, 레알 마드리드의 월드 클래스 선수들도 버티지 못할 정도로 힘든 모습이 역력했다.
선수들이 힘겹게 버틴 모습을 지켜본 안첼로티 감독은 분노했다. 디어슬레틱은 16일 '안첼로티 감독이 최소 72시간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경기 출전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우리는 72시간도 쉬지 못하고 비야레알전을 치렀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우리는 다시는 이런 경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라리가에 시간 변경을 두 번이나 요청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살인 일정을 소화 중이다. 리그와 코파 델레이, 유럽챔피언스리그 3개 대회를 동시에 참가하고 있다. 시즌 종료 후에는 클럽월드컵에도 나선다, 풋붐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는 2025년 들어 73일 동안 무려 22경기를 치렸다. 3일마다 한 경기를 치른 셈이다. 해당기간 동안 무려 1만7868km를 이동했다. 하루 평균 244km를 돌아다닌 것이다.
리그 경기 일정은 라리가의 몫이다. 라리가는 일단 지난달 25일 일정이 확정되기 전까지 비야레알전에 대한 일정 조율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있다. 라리가 규정상 일정 변경 요청이 있을 경우, 반드시 요구에 응해줘야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일정이 확정된 후 요청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빡빡한 일정 탓에 장기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만큼,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