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는 17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8강에서 홈에서 경기를 뒤집으며 8강에 진출했지만, 프리미어리그 풀럼전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투지가 부족했고 에너지와 독창성이 부족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본머스전에 동점골을 넣었던 손흥민을 하프타임에 교체 투입했다. 풀럼전에서도 다시 한번 교체 투입을 하는 선택을 했지만, 손흥민은 본머스전과 같은 업적을 반복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3경기 동안 이기지 못했다. 17년 만에 처음으로 10위권 밖에 밀려날 처지”라고 비판했다.
불과 며칠 전,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AZ 알크마르를 3-1로 제압하며 8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리그에서는 주요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손흥민, 루카스 베리발, 미키 판 더 벤, 제임스 매디슨, 파페 사르 등을 벤치에 대기시키면서 경기력이 현저히 저하됐다. 이 전략은 오히려 경기 내내 공격의 날카로움을 잃게 만들며 참담한 패배로 이어졌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고, 데스티니 우도기, 벤 데이비스, 크리스티안 로메로, 제드 스펜스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로드리고 벤탄쿠르, 아치 그레이, 이브 비수마가 포진했고, 최전방에서는 마티스 텔, 도미닉 솔랑케, 브레넌 존슨이 공격을 이끌었다.
풀럼은 4-2-3-1 포메이션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운영을 선보였다. 윌리안, 에밀 스미스 로우, 알렉스 이워비가 공격진을 형성했고, 라울 히메네스가 원톱을 맡았다.
전반 초반부터 토트넘은 상대 수비를 뚫지 못하며 고전했다. 전반 21분, 마티스 텔이 개인 돌파를 시도했지만 패스가 어긋나며 기회를 날렸다. 풀럼은 후반으로 갈수록 경기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가며 공격을 시도했다. 전반 34분, 풀럼의 티모시 카스타뉴가 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비카리오 골키퍼가 선방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브레넌 존슨과 이브 비수마를 빼고 손흥민과 루카스 베리발을 투입했다. 본머스전에서도 후반 교체 투입으로 동점골을 넣었던 손흥민에게 기대가 모였지만, 이날은 공격에서 제대로 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 8분, 손흥민의 크로스가 솔랑케의 머리에 맞았으나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13분, 손흥민의 프리킥이 박스 안으로 연결됐지만, 동료 누구도 이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결국 경기 흐름은 풀럼으로 넘어갔다. 후반 33분, 윌송 오도베르가 무리하게 드리블을 시도하다 볼을 빼앗겼고, 풀럼은 이를 역습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안드레아스 페레이라의 패스를 받은 호드리구 무니스가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동점골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오히려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43분, 벤 데이비스가 롱패스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이를 놓치지 않은 라이언 세세뇽이 볼을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세세뇽은 과거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선수로,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은 뒤 특별한 세리머니 없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그의 골로 경기는 2-0으로 마무리됐다.
현재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 집중하며 리그 성적을 다소 희생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상당히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유로파리그에서도 실패할 경우,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 대항전 진출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 역시 이러한 상황 속에서 리그에서의 존재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번 시즌 7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기 위해 최소 3골이 필요하지만, 교체 출전이 계속되면서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200 공격포인트(127골 71도움) 기록을 세우기 위해선 2개 이상의 공격포인트가 필요하지만, 현재와 같은 기용 방식으로는 이를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유로파리그 우선 전략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리그 성적이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만약 유로파리그에서마저 실패한다면, 토트넘은 큰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17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상위 10위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경기 후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5점을 부여하며 “날카로운 패스를 몇 차례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를 뚫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는 손흥민에게 6.5점을 부여하며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팀 전체적으로 부진한 경기력이 문제였다.
현재 토트넘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A매치 휴식기 이후 반등하지 못한다면, 리그에서의 추락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유로파리그에서도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선수들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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