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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 기념공연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로 아리랑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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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나무합창단(지휘 박단비)’이 3월 28일,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정기연주회를 한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공연의 제목은 ‘나 하나 꽃 피어’이다. 한 세기에 식민 지배, 민족 분단, 전쟁, 군사독재정권을 겪으면서도 대한민국이 자주독립을 쟁취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힘은 ‘나 하나’의 실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평화의나무합창단의 공연은 ‘나 하나’의 결심, ‘나 하나’의 실천이 무엇을 이룰 수 있겠냐며 주저하지 않았던 투쟁의 역사를 기억하고 그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 나갈 세상을 노래한다.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 것은 광복 80주년 기념공연인데 일본의 합창단이 우정 출연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시민합창단인 사이타마합창단은 단독으로 연주하기도 하고, 평화의나무합창단과 함께 한국어와 일본어로 <인간의 노래>와 <아라리요>를 합창한다. 다른 공연도 아니고,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한 역사를 기리는 연주회 무대에 가해국의 시민이 올라오고, 더 나아가 양국 시민이 양국의 언어로 노래한다는 것은 낯설고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럼에도 평화의나무합창단은 광복 80주년 기념음악회에 사이타마 합창단을 초대했고, 이들은 공연 취지를 잘 알면서도 선뜻 초대에 응했다.



우정 출연하는 사이타마 합창단은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사이타마현 시민들의 노래 모임이다. 이들은 1961년 창단 이후 한결같이 '인권, 정의, 반전, 평화, 연대'를 실천하며 노래해왔다. 특히 한일관계와 관련된 연대에도 적극적이었다. 일본의 식민지배 청산과 평화헌법 수호를 외치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연대 활동을 펼쳤다. <아리랑> <아침이슬> <우리의 소원은 통일> 같은 노래를 일본 시민사회에 소개했고,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지원하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에 2023년 ‘한겨레통일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이타마합창단과 평화의나무합창단 교류의 인연도 깊다. 2010년부터 ‘강제병합 100년 한일시민의 합창’으로 평화의나무합창단과 합동공연을 진행했다. 이후 거의 매년 두 나라를 오가며 문화교류를 해왔다. 특히,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공연’, 2023년 ‘간토대학살 100년 기념공연’과 같이 과거사를 직시할 수밖에 없는 불편한 공연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번 ‘광복80주년 기념공연’에서도 사이타마합창단의 단독 공연과 함께 양국 합창단이 합동공연을 펼친다.



일본은 과거사를 은폐하고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고 일본 우익의 역사 왜곡 행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는 과거사는 봉합한 채,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어왔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굴욕적 수준의 친일 행각을 중지하고 역사정의를 세우는 당당한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시민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평화의나무합창단은 이런 상황일수록 일본의 양심적 시민사회와 활발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일본의 양심적 시민들은 식민지배 역사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제대로 기록하고 반성하자는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극우적 분위기가 팽배한 분위기에서 이런 노력은 더욱 소중하며 양국 시민사회의 이런 연대가 더욱 커질 수 있도록 교류의 폭을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 양국 합창단의 합동공연이 한일 시민교류의 넓힐 수 있는 또 다른 ‘나 하나’의 파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평화의나무합창단은 한겨레신문 1세대 시민합창단으로 한겨레와 특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합창단은 2007년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소속 시민노래운동단체로 시작되었다. 그해 7월에 한겨레신문에 게재되었던 시민합창단 모집 광고를 보고 노래를 좋아하던 많은 시민이 오디션에 응모했다. 18살이 된 평화의나무합창단은 독립하여 어엿한 문화운동단체로 성장했지만 지금도 매주 화요일 저녁에 한겨레신문사 3층 청암홀에 모여 연습하고,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의 우호적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정기연주회도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후원한다.



그러나 시민합창단이 정부의 지원도 없이 자체 재정으로 규모가 큰 공연을 마련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이에 공연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을 받아 연주회 프로그램에 광고를 게재할 계획이다. 평화의나무합창단 윤서우 대표는 “성명이나 기자회견보다 한 곡의 노래가 세상을 바꾸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 “이제 시민단체나 언론사뿐 아니라 문화운동에도 기부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평화의나무합창단은 ‘2025 신입단원’을 모집한다. 노래를 좋아하고, 평화와 인권이라는 가치에 동의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관심있는 분은 네이버 카페(cafe.naver.com/peacetree)에 접속해 광고 신청서나, 신입단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신입단원 오디션은 4월 26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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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나무합창단



- 일시: 2025년 3월 28일(금) 오후 7시 30분



- 장소: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3번 출구,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120)



- 티켓가격: 전석 3만원(10인 이상 단체/만19세 미만 2만원, 장애인과 동행활동보조인 1인 1만5천원)



- 예매: bit.ly/나하나예매



- 문의: 카카오톡 채널 ‘평화의나무합창단’ bit.ly/평나카톡



- 평화의나무합창단 공연 후원 bit.ly/평나공연후원



- 평화의나무합창단 페이스북 www.facebook.com/peacetree0



- 주최 및 주관: 평화의나무합창단



- 우정출연: 사이타마합창단



- 후원: 한겨레통일문화재단



- 신입단원 오디션: 4월 26일(토) 예정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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