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부촌’으로 손꼽히는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들어 집값이 수억원씩 떨어지면서 집주인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도동 ‘송도더샵퍼스트파크F13-1BL’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9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10억5000만원까지 회복되며 반등 기대감을 키웠지만, 다시 10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이 면적대는 2021년 12월 13억1000만원까지 치솟았으나, 2022년 금리 급등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7억6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저점을 지나 가격이 일부 회복됐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 4억원 가량 낮은 상태다.
송도국제도시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1~4공구 단지들은 그나마 가격 방어가 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반의 침체 분위기는 여전하다.
송도 외곽 지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송도동 ‘더샵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지난달 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2022년 2월 12억4500만 원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6억7500만원, 즉 절반 이상 하락한 셈이다.
‘e편한세상송도’ 전용 84㎡ 역시 2021년 11월 10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6억2000만원에 손바뀜하며 4억3000만원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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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교통 호재다. 송도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해당 노선이 개통되면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30분 내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실착공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건 일자리 증가에 따른 인구 유입 기대감이다. 송도는 ‘K-바이오’ 전초기지로 불리며 대형 바이오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K-바이오 랩허브’ 후보지로도 선정되며 바이오 산업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는 더딘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송도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부담이 여전하고,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 변화 가능성도 있어 거래량이 급증하기는 어렵다”며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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