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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尹탄핵심판 선고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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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영수 사회부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저녁 계엄을 선포한 지 100일이 넘었다. 대한민국 헌정사 첫 현직 체포 대통령,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을 동시에 받는 첫 대통령. 모든 게 처음을 써내려가고 있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했다.

윤 대통령 구속 취소에 따른 석방에 이은 탄핵심판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국론분열은 언제 터질지 모를 활화산 같은 상태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당일 벌어진 혼란보다 더 큰 사태가 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시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박 대통령 지지자들은 흥분하며 경찰 버스를 탈취하는 등 헌재 앞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폭동으로 돌변한 시위 현장에서는 결국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문제는 탄핵심판 선고 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과한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윤 대통령은 여러 차례 “지지자들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향후 펼쳐질 혼란 양상은 더욱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에 대한 난입 등 폭동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경찰도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선고 당일 140여 개 부대 9000여 명을 투입해 집회·시위가 제한되는 헌재 100m 이내를 ‘진공 상태’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분열 여론에 올라타면서 이들을 자극하고 있다. 마치 탄핵 선고 결과에 따라 취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 주판알을 튕기는 모습이다. 조기 대선을 염두해 둔 정치적 행보라는 얘기다. 실제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구금 52일 만에 석방된 이후 진영대결은 더욱 심화된 모습이다. 지난 11일부터 광화문에 천막을 친 더불어민주당은 여의도와 광화문을 오가며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과 삭발, 도보 행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도 헌재 앞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에 돌입했다. 당 차원에서 집단행동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는 당 지도부의 설명이 있었지만 참여 의원만 60명에 이른다. 양측이 진영대결을 겨루면서 민생은 외면당했다. 한시가 급한 추경과 연금개혁, 반도체특별법은 하세월이다. 탄핵선고를 앞두고 국회가 개점휴업해버린 것이다.

지금으로선 헌법재판관들의 치열한 토론 끝에 나온 결론이 하나로 모일지, 두 개로 갈릴지는 예측할 수 없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헌법 합치적인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평의를 장기간 이어가고 있다. 이번주 중 선고가 이뤄진다면 박 전 대통령 선고에 걸린 기간(헌재 탄핵사건 접수기준 91일)을 넘기게 된다. 그만큼 이번 사건에 숙고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헌재가 지난해 말 발간한 구술총서에는 헌법재판관들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해 6월 별세한 고중석 전 재판관은 구술총서에서 “정치 상황이나 정치 논리보다는 제 근본 평의에 임하는 태도는 어디까지나 헌법 해석이나 법률 이론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에 중점을 두고 사건에 임한 것”이라며 “우린 법률 하는 사람이니까 법률에 맞춰서 판단해야지, 다른 거 끌어다가 판단하면 안된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탄핵 선고 이후 우리 사회는 헌재 결론을 빌미로 불복과 분열의 혼돈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결국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헌재의 판단을 존중하고 승복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론분열을 막을 수 있고 새로운 미래로의 도약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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