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역사상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마스터 다이버로 1966년 유실된 지중해 핵탄두 수거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칼 브레셔. usni.org |
1966년 1월 스페인 남부 팔로마레스 해안 8km 지점 지중해 상공에서 공중 급유를 받던 미 공군 전략사령부 소속 B-52 폭격기가 급유기와 충돌했다. 급유기 승무원 4명 등 7명이 숨졌고, 약 2톤 무게의 1.1메가톤급 핵폭탄 4개가 사라졌다. 다행히 폭발은 없었지만 방사능 물질이 유출될 경우 심각한 인명 피해를 포함한 오염 사태가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핵무기를 반입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스페인 당국과 군 기지 사용권을 획득한 미국으로서는 대형 외교 분쟁도 대비해야 했고 무엇보다 핵폭탄이 공해상으로 유실돼 구소련 등 적성국가에 넘어갈 가능성마저 있었다.
미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육상-해상 수색작전 끝에 3개는 사고 지역 인근에서 회수됐지만, 해상으로 떨어진 나머지 한 개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수색은 당시 미 해군 장교의 말처럼 “어둠 속, 건초 더미로 가득한 들판에서 바늘 구멍을 찾아야 하는 형국”이었다. 첨단 탐사 장비가 총동원됐고, 갓 건조돼 안전 점검조차 채 마무리되지 않은 유인 잠수정까지 투입됐다.
2000년 영화 ‘Men of Honor’는 그가 잠수학교에서 겪은 인종 차별과 졸업 후 활약, 부상 후 복귀 과정에서 겪은 시련 등을 거의 사실적으로 담은 영화다. 그는 "쓰러지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주저앉는 것은 죄"라는 말을 남겼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