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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진흙탕이어도 함께 달을 보고 웃지

조선일보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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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청원 시인·김양수 화가 시화집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 출간
책을 펼치면 왼쪽 페이지엔 시(詩), 맞은편 페이지엔 그림이 마주 보고 있다. ‘중생일 때도/부처일 때도/어디든 함께 간다’(시 ‘도반’)는 구절이 인쇄된 오른쪽 페이지엔 그림 속에서 한 사람은 휠체어에 타고 한 사람은 뒤에서 밀어주는데, 두 사람의 시선은 멀리 달을 향하고 있다. 실제로 다리가 불편한 시인의 휠체어를 화가가 밀어주는 장면이다.

전남 진도 출신 선후배인 황청원(70) 시인·김양수(65) 화가가 시화집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책만드는집)를 함께 펴냈다. 두 사람은 불교라는 인연으로 맺어진 30년 지기(知己)이기도 하다. 달마와 선(禪)을 주제로 황 시인이 70여 편의 시를 짓고, 김 화백이 그림을 그렸다.

시와 그림은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다. 여백은 독자가 생각할 공간으로 남겼다. ‘혼자 시 읽는 밤 마음이 고요하다/막힌 사도 없이 사는 길이 보인다’(‘시 읽는 밤’)는 작품에는 깜깜한 굴속에서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해 시 읽는 달마의 모습을 그렸다. 9년 면벽(面壁)하는 달마가 떠오른다. 마지막 수록작 ‘무무(無無)’엔 붉은 꽃잎이 화면을 가득 채운 가운데 흰 여백이 좌불(坐佛)로 묘사되고 ‘꽃이 꽃잎 떨군다/나도 나를 떨군다/꽃도 무고 나도 무다/마침내’라는 구절이 적혀 있다.

김양수 화백의 작품 '무무'. /책읽는집

김양수 화백의 작품 '무무'. /책읽는집


두 사람은 책 출간을 기념해 26일부터 4월 1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전시회를 연다.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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