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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 전 암컷에 독 주입하는 수컷 문어…'생존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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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파란선문어 짝짓기 전 암컷에 테트로도톡신 주입
문어의 신경독이 짝짓기에 사용된 첫 사례
뉴시스

[서울=뉴시스] 파란선문어의 모습이다 (사진=유튜브 캡쳐) 2025.03.14.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노지원 인턴 기자 = 짝짓기 전 상대에게 청산가리보다 10배 이상 강한 독을 주입하는 문어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CNN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저널에 게재된 연구를 인용해 수컷 파란선문어가 짝짓기 중 먹히지 않기 위해 암컷의 심장에 테트로도톡신(TTX)이라는 강력한 신경 독소를 주입한다고 전했다.

연구의 주 저자이자 호주 퀸즐랜드 대학 동물 신경생리학자 웬성청(Wen-Sung Chung) 박사는 수컷보다 두 배 큰 암컷 파란선문어가 수컷 문어를 잡아먹는 경우가 많아 수컷이 독을 사용하도록 진화했다고 말했다.

문어의 신경독이 사냥이나 방어가 아닌 짝짓기에 사용된다는 증거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통 수컷 문어는 암컷 문어의 마지막 간식이다. 수컷 문어를 먹으면 알을 낳고 부화시키는 데 드는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문어들은 짝짓기 중 안전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팔이 길어지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반면 파란선문어는 팔이 짧아 독을 사용해 방어한다.

청 박사에 따르면 수컷 파란선문어는 암컷 뒤로 다가가 특정 부위를 물어 대동맥에 TTX를 주입한다.

독이 주입된 암컷 문어는 약 1시간 동안 마비돼 호흡이 멎고, 그동안 수컷 문어는 안전하게 짝짓기를 할 수 있다.

연구 중 암컷 문어가 독으로 사망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청 박사는 이 사례를 "암수 간 생존 및 번식을 위한 경쟁"으로 묘사하며 다음 세대로 유전자를 전달하려는 파란선문어의 생존 기술이라고 전했다.

한편 짝짓기 중 상대를 잡아먹는 행위는 문어 뿐 아니라 거미, 사마귀 등 다른 동물에서도 흔하게 나타난다.

☞공감언론 뉴시스 rohhh1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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