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포착된 트럼프 대통령 (사진=AFP) |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공무원들의 재택근무를 금지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거의 매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NBC 방송은 15일(현지 시간) 공무원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4일부터 19일까지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머물렀다. 그는 리조트에서 행정명령과 메모랜덤(각서)에 서명했고, 즉석 기자회견도 추진하며 원격근무를 진행했다. 2월 초에는 마러라고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초청해 정부 예산 절감 노력 등에 관한 연설을 하기도 했다. 또한, 같은 기간 중 네 차례 골프를 즐겼다. 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14번에 걸쳐 골프를 쳤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후, 7번의 주말 중 5번을 마러라고에서 보냈으며, 6번째 주말에는 마이애미의 또 다른 사저에서 지냈다. 지난 14일에도 마러라고로 이동해 16일 저녁까지 머무를 예정이었으며, 그날 오후에는 골프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한 연방 교육부 공무원은 “이 문제는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누가 규칙을 만드는가’의 문제”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권력 구조를 정확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보건복지부 직원도 “재택근무를 하면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어 오히려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며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비판했다. 반면 보수 성향 비정부기구 ‘사법 감시’(Judicial Watch)의 톰 피튼 의장은 “역대 대통령들도 재임 중 개인 사저를 방문하거나 휴가를 떠나며 납세자들의 세금을 사용했다”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