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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도 두렵지 않은 트럼프… 관세맨은 브레이크가 없다 [글로벌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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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품목 안가리고 관세전쟁 전선 확대
트럼프 내각 일제히 옹호발언 쏟아내
상무부 장관, 한국차에 '상호관세' 시사
재무장관 "증시 변동성 걱정 안해" 일축
전문가들 '美 소비자 물가 상승' 경고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 5% 하락한데다
美주식시장 조정 겪어 비관적 시각 우세
경기침체 위험 30%→40%까지 증가
美연준 기준금리 조기 인하 전망 부상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도 품목도 가리지 않고 '관세전쟁'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주변국에 대한 보복과 협박도 서슴지 않으면서 전 세계를 관세 전쟁에 휘말리게 한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관세전쟁에 대해 낯선 사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정권 시절에도 중국과 집중적으로 관세 전쟁을 벌인 바 있다. 그는 지난 대선 기간 동안에도 관세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며 현재의 관세 전쟁을 일찍부터 예고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전선을 더 키운 관세 전쟁은 미국 기업과 미국 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트럼프 발 관세 전쟁은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가 그 대가를 먼저 치르고 미국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는 분석이다.

■앞뒤 없는 관세 전쟁, 아무도 못 막는다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에서 "미국에는 자유 무역이 없다. 우리는 바보 같은 무역을 하고 있다"라며 다시 한번 자신이 일으킨 관세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발 관세 전쟁이 미국 경제는 물론,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지속해서 증폭시키는 가운데서다.

지난 1기 트럼프 정권과 다르게 2기 트럼프 정권의 관세 전쟁은 주변국과 동맹국을 가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 직후 중국보다 이웃나라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관세 전쟁 포문을 열었다.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것이고 캐나다 총리를 미국 주정부의 주지사로 조롱하면서까지 관세 전쟁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부과하는 첫 품목별 관세였는데 이 품목 관세는 보복에 재보복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진 관세 전쟁 무기는 또 있다. 자동차·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와 내달 2일로 예고한 국가별 '상호 관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굴복하지 않겠다"라며 관세 전쟁을 이어나갈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정권의 장관들은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내달 2일로 예고된 미국의 상호 관세가 한국과 일본, 독일 등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수입차에 상호 관세가 부과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러트닉 장관은 "모든 곳에서 수입되는 차에 관세를 부과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평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공평함은 미국 차를 사는 것이 더 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세 전쟁 여파로 최근 미국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 것과 관련,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3주간의 작은 변동성에 우려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중장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베센트 장관의 설명이다.

■美 경제에 켜진 경고등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과 그에 대한 불확실성은 이미 미국 경기 침체 경고등을 켜게 했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전쟁이 소비자 물가를 상승시키고 인플레이션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목표치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지출을 위축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예상은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들의 심리가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대가 발표한 미국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3월 57.9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지수(64.7)보다 크게 낮아졌다. 이는 지난 2022년 1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 심리가 하락한다고 해서 반드시 소비자 지출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지만, 강력한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JP모건 체이스는 극단적인 트럼프의 관세 전쟁 때문에 올해 미국의 경기침체 위험이 30%에서 40%로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미국의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침체 확률을 15%에서 20%로 상향조정했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조지 마테요는 "우리는 여전히 이것을 경기 침체가 아니라 성장에 대한 공포라고 생각한다"며 에둘러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미국 경기 침체 예상이 확산되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증가하고 있다.

연준이 미국 경기침체를 막고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오는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0.75% p 인하될 확률은 16.7%다. 한 달 전보다 15.2%보다 상승했다. 이에 비해 0.50% p 인하될 확률은 30.3%로 한 달 전 31.6%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여기에 연초 대비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5%나 하락한 점과 최근 미 주식 시장의 조정은 향후 미국 경제를 더욱더 비관적으로 보게 만든다. 모건스탠리(MSCI) 미국 지수는 연초 대비 4.4% 하락한 반면, MSCI 유럽 지수는 7.7% 상승했다.

투자 회사인 알제브리스 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다비데 세라는 "모두가 낙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출발을 지켜봤지만 그의 정책 운영은 불규칙적이라는 것이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와 달리 특별할 것이 없다"면서 "마치 서커스 같다"라고 지적했다. 유럽 최대 자산 운용사인 아문디 그룹의 CIO 빈센트 모티에는 "미국은 모든 것에 있어서 항상 예외라는 인식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깨닫고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종을 울리는 신호다"라고 말했다.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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