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37조 868억원으로 지난달 말(736조 7519억원) 대비 3349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83조 1673억원으로 지난달 말(583조 3607억원)에 비해 1934억원 줄었다. 지난달 급증했던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약 2주 동안 주춤한 상황이다.
금융당국도 가계대출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적은 규모는 아니지만 여신공급을 줄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며 “경기 침체,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과도한 여신 위축도 문제지만 대출이 지나치게 팽창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계부채 관리를 월 단위로 세밀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율을 3.8% 이내로 유지하도록 주문하면서 은행은 딜레마에 빠졌다. 대출금리를 낮추면 대출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1~2%대로 제한하라고 요구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를 낮추라고 하면서도 대출 증가를 억제하라는 것은 정책 간 엇박자가 발생한다”며 “은행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대출 총량과 금리 조정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면서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율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 금리 인하 기조와 가계대출 총량 관리라는 상반된 정책 목표가 충돌하면서 금융시장과 대출 차주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대출 금리 조정과 대출 총량 관리를 신중히 해나가겠다”며 “다만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시장 혼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