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미국의 공습을 받은 건물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군에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 공격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사나=신화 뉴시스 |
미국이 15일(현지 시간)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에 대규모 공격을 가해 최소 24명이 숨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취임한 이후로 외국에 가한 첫 번째 공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최근 후티가 홍해와 아덴만 등에서 미국의 상선, 항공기 등을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을 두고 최근 미국의 핵 협상 제안을 거절한 이란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도 나온다. 후티는 “확전에 확전으로 대응한다”며 보복을 선언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나는 미군에게 예멘의 후티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결정적이고 강력한 군사 행동을 개시할 것을 명령했다”며 “그들은 미국과 기타 국가들의 선박, 항공기, 드론을 상대로 끊임없는 해적 행위, 폭력, 테러 행위를 벌여왔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는 2023년 이후 미국 군함을 174회, 상선을 145회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후티 테러리스트들에게 경고한다. 너희들의 시간은 끝났다. 즉각적인 공격 중단 없이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지옥이 너희 위로 쏟아질 것이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3일째인 1월 22일 후티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특히 미국은 이번 공격을 통해 이란에 경고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이란을 압박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경고한다. 후티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지원을 즉시 중단하라”고 밝혔다. 앞서 8일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겁박하는 강대국의 협상 요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요구를 강요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의 핵 협상 제안을 거절했다.
후티는 보복을 천명했다. 후티는 그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TV를 통해 “이번 공격은 보복 없이 지나갈 수 없을 것”이라며 “확전에는 확전으로 대응한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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