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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전 남편에게 아들과 함께 살해된 여성의 보험금은 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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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법원 로고. 한수빈 기자


한 여성이 아들을 수익자로 지정한 사망보험금을 든 뒤 남편과 이혼했다. 이 여성은 이듬해 다른 남성과 재혼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이혼했고, 이 남성은 여성과 그 아들을 차례로 살해했다. 이 경우 여성의 아들이 받아야 했을 사망보험금은 누가 받게 될까. 대법원은 전 전남편과 여성의 부모가 공동으로 받아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A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같이 판단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05년 B씨와 결혼해 이듬해 아들을 낳았다. 2018년 11월경 B씨는 자신이 사망할 경우 아들이 5000만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뒤 A씨와 2019년 6월 이혼했다. 반년 뒤인 2020년 1월 B씨는 다른 남성과 결혼했지만 얼마 뒤 다시 이혼했고, 이 남성은 B씨와 아들을 살해했다.

보험사는 2021년 6월 B씨의 사망보험금에 대해 ‘동일한 채권에 대해 서로 채권자임을 주장해 채권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B씨 부모와 A씨 모두를 피공탁자로 해 5000만원을 변제공탁했다.

이에 A씨는 전처와 아들이 모두 사망했으므로 보험사가 아들의 법정상속인인 자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B씨 부모는 자신들에게도 보험금이 지급돼야한다며 소송에 참가했다.

소송의 쟁점은 상법에 규정된 ‘보험수익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의 상속인의 상속인’으로 해석해 B씨 부모까지 보험수익자로 볼 수 있는지였다. 1심은 보험금 수익자는 A씨 혼자가 되는 게 맞는다고 봤지만, 2심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보험사가 A씨에게 사망보험금의 2분의 1, B씨의 부모에게 각각 사망보험금 4분의 1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2심처럼 B씨의 부모와 A씨가 모두 보험수익자로 확정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보험계약의 지정 보험수익자(아들)가 사망하고, 보험계약자이자 피보험자인 B씨도 수익자 재지정권을 행사하기 전에 사망했다면 아들의 상속인 또는 순차 상속인으로서 보험사고 발생 당시 생존하는 자가보험 수익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아들의 아버지로서 상속인이고, B씨의 부모는 사망한 아들의 어머니인 B씨의 상속인으로서 순차 상속인에 해당해 모두 보험수익자가 된다는 취지다. 또 이들의 보험금 청구권도 법정상속분 비율에 따라 귀속되는 게 맞는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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