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직전 미들즈브러와의 경기에서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수를 범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양민혁이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 입단 후 처음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양민혁은 교체 명단에 포함됐으나 QPR의 사령탑 마르티 시푸엔테스 감독은 교체카드를 세 장 사용하는 동안 양민혁을 외면했다. 양민혁의 출전이 불발된 가운데 QPR은 리즈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두 골을 먼저 넣고도 내리 두 골을 허용하며 2-2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얻은 QPR은 승점 45(11승12무15패)를 기록해 14위가 됐다. 지난달 포츠머스전(1-2 패)부터 셰필드 유나이티드(1-2 패),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0-1 패), 미들즈브러(1-2 패)에 연달아 패배하며 4연패에 빠져 있던 QPR은 이날 무승부로 연패를 끊어냈다.
다만 전반전에만 두 골을 터트리며 일찍이 리드를 잡고도 승리가 아닌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한 점은 아쉬운 결과다.
지난해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해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QPR로 임대된 양민혁은 리즈전 스쿼드에 포함됐으나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최근 3경기에서 연달아 선발 출전하며 출전 시간을 늘리고 있던 양민혁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양민혁은 QPR 입단 직후 밀월전 교체 출전을 시작으로 8경기 연속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이번 경기에 결장하면서 9경기 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3경기에서 양민혁을 선발로 기용했던 시푸엔테스 감독이 변화를 준 이유는 QPR의 성적과 연관이 있다고 해석된다. QPR은 양민혁이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모두 1점 차로 패배했고, 지난 3경기에서 허용한 5골 중 2골은 양민혁의 실수에서 시작됐다.
특히 직전 미들즈브러전에서 양민혁은 전반 11분 만에 큰 실책을 범했는데, 이것이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다. 실점 장면 외에도 양민혁은 전반전 내내 슈팅을 한 번도 시도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시푸엔테스 감독은 전반전이 끝나고 양민혁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양민혁 대신 리즈전에 출전한 선수는 양민혁이 오기 전까지 QPR의 주전 윙어로 활약한 폴 스미스였다. 공교롭게도 스미스는 양민혁이 출전하지 못한 날 동료의 골을 도우면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반 17분 만에 터진 사이토 고키의 선취골로 앞서간 QPR은 후반 30분 스미스의 도움을 받은 스티브 쿡의 추가 득점으로 격차를 벌렸다. 최근 경기에서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한 적이 없었던 QPR이었지만, 이날은 날카로운 역습을 바탕으로 전반전 중반까지 두 골을 뽑아내며 좋은 흐름을 탔다.
그러나 QPR의 기세는 오래 가지 않아 무너졌다. 전반 40분 모건 폭스의 자책골이 나오면서다.
리즈의 풀백 주니오르 피르포가 마누엘 솔로몬이 내준 컷백 패스를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이것이 QPR 센터백 폭스에게 맞고 굴절돼 QPR 골문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QPR은 전반 45분 스트라이커 미하엘 프레이의 헤더로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결국 QPR은 불안한 1점 차 리드를 유지한 채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후반전 초반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전반전 중반부터 공세를 높인 리즈가 기어코 동점을 만든 것이다.
토트넘 출신 윙어 솔로몬이 다시 한번 빛났다. 솔로몬은 후반 6분 강력한 슈팅으로 QPR 골문을 위협했는데, QPR의 폴 나르디 골키퍼가 이를 쳐냈다. 그러나 공격에 가담한 제이든 보글이 흘러나온 공을 재차 밀어 넣으며 골네트를 갈랐다.
QPR은 교체카드를 적극 활용하며 다시 리드를 가져오기 위해 분투했으나 경기 막바지 사이토가 거친 태클로 퇴장당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은 끝에 결국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게 아쉬운 경기였다.
양민혁은 시푸엔테스 감독이 교체카드를 세 장 꺼내드는 동안에도 그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시푸엔테스 감독은 후반 29분경 스미스를 대신해 양민혁이 아닌 카라모코 뎀벨레를 투입했다. 뎀벨레 역시 확실한 득점원은 아니지만, 교체 시점에서는 양민혁보다 더 나은 선택지라고 판단한 셈이다.
미들즈브러전의 경기력이 양민혁의 입지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당시 영국 서부지역 언론 '웨스트 런던 스포츠'는 양민혁에게 평점 5점을 주면서 "전반전에 여러 차례 공을 빼앗기며 처참한 모습을 보인 후 하프타임에 교체되어 나왔다. 양민혁의 실수 중 하나가 선제골로 이어졌다"며 양민혁의 실책을 지적했다.
'웨스트 런던 스포츠'는 앞서 양민혁이 좋은 모습을 보일 때 그의 재능을 칭찬했던 매체다. 미들즈브러전 양민혁에 대한 평가가 충분히 객관적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팀이 연패에서 탈출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결장한 것은 아쉽지만, 한 번 결장했다고 해서 양민혁이 완전히 밀려났다고 볼 수는 없다. QPR은 A매치 휴식기를 보낸 뒤 오는 30일 스토크 시티 원정을 떠난다. 양민혁이 다시 출전을 노려야 하는 경기다.
만약 양민혁이 스토크전에 출전한다면 스토크에서 활약 중인 배준호와의 코리안 더비가 성사되는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
사진=퀸즈 파크 레인저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