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 희망자들이 기업 취업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다. 뉴시스 |
특히 어렵에 일자리를 구한 청년 가운데서도 4명 중 1명은 근로 시간이 짧은 ‘단기근로자’였다.
1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 중 실업자는 26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달(26만4000명)과 비교하면 5000명(2.0%) 증가했다.
청년층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이 증가한 것이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42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000명 증가했다.
이 중 별다른 활동 없이 ‘그냥 쉬는’ 청년은 50만4000명으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청년 비경제활동 인구 중 ‘취업준비자’ 또한 4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정규교육 기관 외에 취업을 위한 학원 또는 기관에 다니는 청년이 11만8000명, 그 외 취업 준비 청년이 31만6000명이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거나, 비경제활동 인구 중 ‘쉬었음’ 또는 ‘취업준비자’인 청년의 수를 모두 더하면 120만7000명이었다. 작년(113만4000명)과 비교하면 1년 새 또 다시 7만명 넘게 늘었다.
그나마 일자리를 구한 청년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청년층 중 조사 주간 취업 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사람은 93만6000명이었다.
청년층 취업자가 355만7000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취업자 4명 중 1명은 주 5일 출근하는 전일제 근로자가 아닌 ‘긱워커’로 불리는 단기 근로자인 셈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을 이유로 단기 근로를 선호하는 현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청년층이 구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진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취업 공백기’에 청년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 11일 한국고용정보원은 1년 이상 '쉬었음' 경험이 있는 3189명 청년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의 쉬는 기간이 평균 22.7개월에 달하고, ‘쉬었음’ 청년의 77.2%가 이 기간을 불안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 청년들은 △일 경험이 없을수록 △미취업 기간이 길수록 △과거 일자리가 저임금·저숙련·불안정할수록 '쉬었음' 상태로 남아 있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을 선택한 사유로는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 △교육·자기계발(35.0%)이 가장 많았으나 △번아웃(27.7%) △심리적·정신적 문제(25.0%) 등을 꼽았다.
쉬는 기간 중 상태에 대한 응답에서는 청년의 절반 이상(58.2%)이 쉰 기간을 ‘경제적·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다고 답했다.
다만 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충전의 시간’이라는 인식은 줄어들고 ‘힘든 시간, 구직 의욕을 잃게 만든 시간’이라는 인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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