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하루 더 휴식을 취했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6-2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날 이정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당초 이정후는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경기 개시를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의 라인업이 바뀌었다. 이정후가 빠지면서 3루수 맷 채프먼이 3번에 배치됐고, 그랜트 맥크레이가 9번타자 겸 중견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후는 전날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제외됐다. 원정경기인 점을 감안하면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홈경기로 치러진 16일에도 라인업에서 빠지면서 이정후의 현재 상황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이 커졌다.
선수 보호 차원의 결정이었다. 샌프란시스코 담당 기자인 미국 매체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의 알렉스 파블로비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정후는 허리 긴장 증세로 라인업에서 빠졌으며, 큰 문제는 아니다. 내일(17일) 라인업에 돌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도, 팀도 지난해 부상 때문에 일찍 시즌을 마감한 기억을 떠올리면 몸 관리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빅리그 1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던 이정후는 지난해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어깨 부상을 당한 뒤 수술을 받았다. 37경기 145타수 38안타 타율 0.262 2홈런 8타점 2도루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수술 이후 재활과 회복에 전념한 이정후는 완벽한 몸 상태로 올해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시범경기 12경기 30타수 9안타 타율 0.300 2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7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안타 9개 중 2루타 이상의 장타가 4개(2루타 2개, 홈런 2개)다.
아직 정규시즌이 개막하지 않았지만, 이미 이정후는 팀의 핵심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지난 11일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팀 중 하나였다"며 "이정후가 타석에서 성공을 거둔 건 이번 오프시즌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중요한 발전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소식을 다루는 '어라운드 더 포그혼'은 15일 "이정후가 이 성적을 정규시즌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또 KBO리그 시절과 가까운 수치를 나타낼 수 있다면, 확실히 올스타가 될 수 있다"며 "콘택트 기술, 주루, 중견수 수비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빅리그 최고의 중견수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전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17일 애슬레틱스와 시범경기를 치른다. 헤이든 버드송이 제프리 스프링스와 선발 맞대결을 갖는다.
사진=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