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가 도쿄 시리즈를 앞두고 실전 감각 회복에 돌입했다. 15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한신 타이거즈와 평가전을 치렀다. 결과는 컵스의 0-3 완패.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은 한신의 경기력과 경기장 분위기 모두가 인상적이었다면서 "우리 타선은 그렇지 않았다"고 '자학'했다.
그래도 일본인 선수 스즈키는 존재감이 있었다.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두 차례 출루했다. 이날 컵스에서 두 번 이상 출루한 선수는 스즈키 밖에 없었다. 7회 팀의 두 번째 안타를 기록했고, 9회에는 1사 2루 득점권 기회에서 볼넷을 골라 강타자 카일 터커에게 기회를 넘겨줬다.
컵스는 이날 단 3안타에 그친 채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5회까지는 한신 선발 몬베쓰에게 철저하게 막혔다. 몬베쓰는 5이닝 퍼펙트 2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런데 몬베쓰는 지난 2023년 2경기와 지난해 5경기, 총 7경기가 1군 경력의 전부인 무명 선수다. 메이저리거들이 왜 몬베쓰에게 힘을 쓰지 못했을까.
스즈키는 "제구가 좋고, 일본 특유의 타이밍 차이가 있다. 오랜만에 일본인 투수와 상대해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다. 컵스 선수들도 모두 타이밍이 어렵다고 하더라. 같은 야구라도 전혀 다르다는 걸 느꼈을 것 같다. 공부가 됐다"고 했다.
베테랑 저스틴 터너는 경기에 쓰인 공의 차이를 지적했다. 한신 선수들은 NPB 공인구를, 컵스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썼다. NPB 공인구는 '날지 않는 공'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비거리가 잘 나오지 않는 특징이 있다. 특히 지난해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터너는 "공이 딱딱하고 잘 날아가지 않는다. 상대는 메이저리그 공을 쳤으니 잘 나갔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LA 다저스는 컵스와 달리 '1이닝 3홈런'으로 요미우리를 압도했다. 요미우리 선발투수는 지난해 12승 8패 평균자책점 1.95를 기록하고,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세 차례 등판해 8이닝 비자책 1실점으로 호투하던 도고 쇼세이였다. 다저스는 2회 마이클 콘포토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오타니 쇼헤이의 2점 홈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솔로 홈런으로 5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컵스와 같은 조건이었지만 결과가 전혀 달랐다.
그래도 스즈키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듯했다. 안타가 되지 않았을 때도 시속 100마일 이상의 강한 타구가 나왔다. 1회 중견수 뜬공이 107.5마일(약 173㎞), 4회 중견수 뜬공은 그보다 더 빠른 111.7마일(약179.7㎞)로 측정됐다. 4회 타구속도는 이날 컵스 선수들이 날린 타구 가운데 가장 빨랐고, 경기를 통틀어서는 1회 한신의 국가대표 외야수 모리시타 쇼타의 115.7마일(약 186.2㎞)에 이어 두 번째로 빨랐다.
모리시타의 타구가 땅볼이 된 것과 달리 스즈키의 타구는 모두 '기대타율'이 매우 높았다. 1회 기대타율은 0.850, 4회 기대타율은 0.970에 달했다. 비거리 또한 343피트로 대단했다. 다만 중견수 지카모토 고지의 수비가 더 뛰어났다. 스즈키는 "타석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대로 쳐도 아웃되는 게 야구다. 반대로 부러진 방망이로 안타가 되기도 하니까, 그래서 야구가 어렵다고 다시 한 번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작 스즈키가 안타를 쳤을 때 타구 속도는 78.6마일(약 126.5㎞)였다. 대신 코스가 좋았다. 3루수와 유격수 사이 좁은 틈을 빠져나갔다.
조용히 인터뷰를 이어가던 스즈키는 마지막 질문에서 감췄던 장난기를 드러냈다. 도쿄돔에 히로시마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던 팬들이 있었다는 얘기에 "컵스 유니폼을 사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한편 스즈키와 프로 입단 동기인 오타니 쇼헤이가 함께 출전하는 도쿄 시리즈 평가전, 도쿄 시리즈 정규시즌 경기는SPOTV 프라임과 SPOTV NOW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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